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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비싸도 잘나가는 브랜드 한우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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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1시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직영 웰섬목장. 보름 전 몸을 푼 어미소와 송아지를 분만 우사에서 이유 우사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다. 폭과 너비가 각각 3m나 되는 단독 우사에서 보름 동안 잘 지낸 어미소와 송아지는 털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무척 건강한 모습이다.

신세계 백화점 신선식품팀 이종묵부장은 "신세계백화점에서만 판매하는 '5스타 한우'의 최상급 육질을 얻기 위해 분만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웰섬목장은 분만 우사 500평을 건립하는 데 건설비만 7억5000만원을 들였다. 평당 150만원이 소요된 셈. 이 같은 액수는 허름할지 몰라도 사람이 살 주택 건설비와 맞먹는다. 여름철에 시원하고 겨울철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붕을 이중으로 설치했고, 찬바람이 바로 송아지에 닿지 않도록 특별 환기시스템도 도입했다. 출산을 10여일 앞둔 암소가 한 마리씩 분만방에 들어가 출산 후 보름까지 쾌적하게 지낸다. 이후 송아지는 이유 우사.방목장.비육 우사.임신 우사 등을 거치며 단계별로 특수 개발한 사료를 섭취하면서 최상급 한우로 키워진다. 이곳에서 비육한 한우의 1등급 출현율은 82%. 2003년 지난해 전국에서 도축된 한우의 평균 수치(31.4%)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이 부장은 "5스타 한우의 경우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 월 20마리를 한정 판매하는 인기 부위는 하루 만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라고 덧붙였다.

현대 백화점에선 2001년 광우병 파동 이후 보다 안전한 쇠고기에 대한 수요에 부응해 '화식 한우'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경기도 이천과 충북 옥천의 지정목장에서 기르는 화식한우는 볏짚.보리.콩.옥수수 등을 섞어 만든 자체개발 재래식 여물 사료를 먹인다.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경쾌한 왈츠 음악을 틀어주고 하루에 10분씩 마사지도 해준다. 스트레스 없이 자란 소는 그만큼 육질이 좋아지기 때문이란다.

현대백화점 정연성 정육바이어는 "화식 한우는 일반 상등급 한우에 비해 값이 10%가량 비싸지만 한번 맛을 본 소비자들은 다른 반찬값을 아껴서라도 사갈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우리얼 한우' 역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지정목장에서 사육한 고기다. 엘지백화점에서는 최첨단 도축 가공 시스템으로 생산한 '안성마춤한우'를, 대형 할인점 까르푸에서는 전북 장수의 축산인들이 공들여 사육한 '장수 한우'를 납품받아 판매한다.

유명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들보다 축산농가의 명품 한우 만들기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평창축협에서 내놓는 '대관령 해피 700'의 경우 해발 700m 고지의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에서 길러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혈통이 우수한 수소를 거세한 후 특수 사육프로그램에 따라 28개월 동안 사육한 제품이다. 근육 조직이 가늘고 섬세하고 연하며, 지방이 골고루 잘 퍼져 보습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본으로 수출도 한다.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브랜드지원팀 김태환 팀장은 "일단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성 확보는 기본이고, 우수 혈통의 송아지를 밑소로 활용해 뛰어난 품질의 고기를 만들어내야 하고, 동일한 품질의 고기를 안정적으로 다량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품 한우의 조건을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명품 한우로 앞에서 설명한 한우 이외에도 '횡성 한우' '양평 개군한우' '합천 한우' '장수 한우'와 전남 8개 시.군이 연합해 생산하는 '순한 한우'등을 꼽았다.

건국대 동물자원연구센터 한우연구팀 김종민 박사는 "명품 한우의 특징은 등심 부위로 판별할 수 있는데 살코기 속에 기름 성분이 눈꽃처럼 잘 퍼진 고기"라며 "불에 익혔을 때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차진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명품 한우들은 품종.생산농장.사료종류.위생관리.질병 내역.가공공장 등의 제품화 과정을 과학화해 더욱 품질이 좋은 한우가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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