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젖어… 분위기에 취해… 온양민속박물관 ‘문화나무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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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7시30분 온양민속박물관 1층 로비에서 열린 ‘문화나무심기 콘서트’. [온양민속박물관 제공]

‘이제 모두 세월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젊은 피아니스트 신동훈(22)씨가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연주하자, 객석의 40·50대가 허밍으로 추억을 되새기듯 따라왔다.

12일 온양민속박물관 로비에서 열린 아산의 세번째 ‘문화나무심기’하우스 콘서트. 18세기 그려진 지장보살 탱화가 바라보고, 문인 돌상을 뒤에 두고 연주는 흘렀다.

이번 공연은 천안에서 ‘1000원의 콘서트’로 명성을 얻고있는 문화 사회적기업 ‘아츠예술단’(대표 김보성)이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여성 6인 현악연주가 ‘베토벤바이러스’에 소개된 곡 ‘열정’으로 오프닝을 열었다. 악장은 독일에서 박사를 딴 박에벤씨(제1바이올린). 그리고 유지연·홍아름씨의 여성팝페라가 가창력을 과시하며 ‘Time to say goodbye’를 부르자 좌중에서 “브라바!”로 화답했다.

국악도 가세했다. 24줄의 개량가야금이 흥타령을 연주하고, 연이어 비틀즈‘Let it be’를 들려줬다. 마치 기타 듀엣이 연주하는 느낌에 객석은 흠뻑 빠져 들었다.

박물관 콘서트장 분위기는 정말 독특했다. 관객 100여 명과 그들을 바싹 눈 앞에 둔 연주자도 긴장했다. 그러나 관객·출연자가 혼연일체로 즐기는 데는 더없이 좋았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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