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LPGA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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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여자 타이거 우즈'의 시대가 열리는가.

'1000만달러의 소녀' 미셸 위(20·한국이름 위성미)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2005년 10월 나이키로부터 10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그다. 미셸 위가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무대는 미국도 한국도 아니었다.

미셸 위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6638야드)에서 끝난 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22만달러.

폴라 크리머(미국)가 2타 뒤진 11언더파로 2위에 올랐고,신지애(미래에셋)는 10언더파로 모건 프리셀,크리스티 커(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올해의 선수상' 타이틀을 놓고 신지애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7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랐다.

미셸 위는 최종 4라운드 경기를 맞아 빨간색 옷을 입고 나왔다.마지막날마다 항상 빨간색 티셔츠를 입는 우즈를 연상케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검은색 긴바지가 아닌 짧은 미니스커트였다는 점이었다.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미셸 위는 이날 거침없이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1번홀과 3번홀에서 각각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16번홀에선 드라이브샷을 무려 300야드나 날려보내는 등 폭발적인 '장타'가 일품이었다.미셸 위는 결국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이날만 3언더파(버디 5,보기 2개)를 기록했다. 들쭉날쭉했던 드라이브샷이 훨씬 안정된 모습이었고,쇼트게임도 LPGA투어 정상급 선수로서 손색이 없었다.

미셸 위는 2005년 10월 데뷔전인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드롭 위치 선정을 잘못해 실격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2007년엔 손목 부상 탓에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더구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PGA투어에 출전해 남자들과 샷대결을 펼치면서 무모한 대회 출전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미셸 위는 프로 데뷔 4년만에 늦깎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여자 타이거 우즈의 탄생을 세계에 알렸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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