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은 어려서부터 ‘영재’라는 말을 들었다. 어머니 이우숙(47)씨는 15일 “생후 18개월 때 한글을 읽고 25개월 때 중학교 교과서 수준의 영어 문장을 읽었다”고 말했다. 김양의 영재성을 알아보고 키워준 것은 어머니 이씨였다. 대학에서 영어를 부전공한 이씨는 선교사가 되기 위해 히브리어·헬라어까지 공부하고 신학대에서 영어 강의도 했다. 그는 “딸에게 자유롭게 영어로 말하는 능력을 키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대인 가정의 다국어 교육법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딸이 한두 살 때부터 한글·영어동화책을 함께 사줬고, 일상적인 대화도 영어로 나눴다. 디즈니 만화도 교재로 활용했다. 영어와 친해진 김양은 네 살 때 영어로 쓴 일기와 에세이· 그림 등을 모아 『나는 특별한 아이인가』라는 책을 냈다. 하지만 영어 학원도, 해외 여행도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이씨는 “집에서 놀면서 영어를 배우는 걸 좋아해 학원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양은 ‘영어 공부하는 게 재밌느냐’는 질문에 “밥 먹는 걸 재미로 하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영어는 또 하나의 모국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울 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대원국제중에 지원했다가 3단계 추첨에서 떨어졌던 김양은 올해 편입시험을 거쳐 입학했다. 그는 “대학에 가면 영문학·심리학·해양생물학을 공부한 뒤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