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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강력한 중국 막지 않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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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호 01면

14일 도쿄 왕궁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관에 마중 나온 아키히토 일왕 내외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이 모습은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도쿄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5일 저녁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공항에 도착한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의 하이라이트다. 3박4일의 긴 일정. 베이징(北京)을 첫 기착지로 삼던 역대 미국 대통령의 방중 관례에서 벗어나 경제중심도시 상하이부터 들른다. 이어 16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있는 베이징으로 가 그야말로 G2(미국+중국) 시대의 출범을 상징하는 정상회담을 한다.

일본서 新아시아 구상 밝혀 “세계적 도전 함께 대응할 동반자”

그는 14일 일본 산토리 홀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신(新)아시아 정책 구상을 밝혔다. “급속히 성장하는 아시아 지역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연설 장소는 도쿄였지만 정책 구상의 핵심은 새로운 대중 관계 설정이었다. 오바마는 “시급한 (세계적) 도전에 대응할 강력한 동반자로서 활기찬 중국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중국, 번영하는 중국은 국제사회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을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정책 구상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 언급한 ‘전략적 재인정(strategic reassurance)’ 개념을 토대로 한 것이다. 중국의 힘과 위상을 인정하는 대신 국제적 이슈에 대해 중국도 그에 걸맞게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서 책임을 분담하라고 요구하는 ‘실용노선’이다. 특히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와 위안화 절상 문제는 미국 경제 회복의 관건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북한·이란 핵 문제도 중국의 협력이 절실하다. 제프리 베이더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최근 “중국의 협력 없이 미국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오바마는 13억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스킨십’도 준비했다. 16일 상하이 과학기술관에서 대학생들과 자유토론을 할 계획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만찬(16일),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17일) 뒤 18일엔 명·청 시대 황제들이 거주했던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찾는다. 중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베이징에선 또 자신의 이복동생인 마크 은데산조와 중국인 부인을 만난다.

오바마의 신아시아 정책은 한·중·일 3국을 두루 겨냥하고 있다. 하토야마 정권 출범 이후 삐걱대는 미·일 동맹을 재확인해 일본을 다독이고, 북핵 공조로 한·미 동맹을 굳건히 다지면서 미·중 관계를 전환하려는 것이다. 오바마는 중국 방문에 이어 18일 저녁 방한한다.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뒤 주한미군을 격려하고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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