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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문화지도가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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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2000년을 맞아 런던의 문화지도가 바뀐다. 런던 시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템스강 사우스뱅크가 문화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런던 시민들의 조깅코스로 각광받아온 이곳에 박물관.극장.영화관이 속속 들어서면서 화려하게 새로 단장한 구시청사(카운티홀)에서부터 코란 경이 설립한 디자인박물관을 잇는 문화벨트가 조성되고 있다. 역사적인 건물과 첨단 시설이 공존하는 '문화산책로' 다.

사우스뱅크의 변모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는 '런던 아이(London Eye)' .영국항공(BA)이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세계 최대의 관광용 수레바퀴다. 이달중 개장될 이곳은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런던의 관광명소로 점쳐지고 있다.

바퀴는 세기의 전환, 시간의 흐름을 상징한다. 1995년부터 건축가 데이비드 마크스와 줄리아 바필드가 설계한 높이 1백35m의 수레바퀴에 32개의 하이테크 캡슐이 매일 1만5천명의 관람객을 맞고 있다.

빅벤(97.6m).세인트폴 대성당(1백8m)보다 훨씬 높아 사방 48㎞이내의 런던시내가 모두 내려다 보인다. 입장료는 어른이 7.45파운드(약 1만5천원). 한 바퀴 도는데 30분이 걸린다.

템스강의 문화의 핵인 사우스뱅크센터(SBC)도 새 단장에 바쁘다. SBC는 로열페스티벌홀(2천9백석).퀸엘리자베스홀(9백17석).퍼셀룸(3백72석).헤이워드 갤러리.영국영화연구소(BFI).영상박물관(MOMI).시문학도서관이 자리잡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인근에 로열내셔널시어터도 있다.

영국의 전후(戰後)문화부흥의 상징이기도 한 로열페스티벌홀은 51년 런던 페스티벌 때 만든 건축물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연장. '2000년 문화 프로젝트' 에 맞춰 낡은 음향시설을 보수하는 한편 램버스.워털루역에서 이곳에 이르는 콘크리트 계단도 쾌적한 길로 바꿨다.

헝거퍼드 철교에서 공연장 로비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지상 3층 높이의 정문도 마련했다. 또 12월에는 SBC와 웨스트엔드를 연결해 주는 헝거포드 철교 옆에 인도교가 개통된다.

지금까지는 철교에 붙은 비좁은 간이 인도교로 통행해 관객들이 불편을 겪었었다. 템스강의 경치를 즐길 수 있게 옥상 테라스도 개방한다. 로열페스티벌홀 4층에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앙드레 프레빈.토머스 비첨 등 유명 지휘자들이 쓰던 이색 지휘봉 24개가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화력발전소를 현대미술관으로 바꿔 오는 5월 개장하는 테이트 모던(테이트 미술관의 분관), 보석상.레스토랑.갤러리가 집결돼 있는 오큰 타워, '팬터지아 2000' 을 상영 중인 런던 아이맥스 시네마, 세계의 와인과 문화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비노폴리스, 셰익스피어 연극을 셰익스피어 당시의 객석 규모로 즐길 수 있는 글로브 극장, 중세풍의 회랑식 발코니가 있는 조지 인, 브라마 홍차.커피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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