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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중국김치?" 한국인이 만들어 한국에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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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 통관을 앞두고 중국산 김치를 인천세관 직원들이 살펴보고 있다. 인천=임현동 기자

김치 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입한 김치는 총 3만6000t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의 두 배로, 지난해 1년 수입량을 이미 넘어섰다.

반면 김치 수출 물량은 2만1000t에 그쳤다. 김치 수출과 수입량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역전됐다.

수입 김치의 99%는 중국산이다. 국산 배추가 중국 배추보다 4~6배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여름철 무더위로 고랭지 배추값이 지난해보다 50~80% 오르면서 싼 중국 김치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다.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이 산둥성과 베이징 인근에 있는 한국인 소유의 현지 기업 20여 곳에서 만든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회사 이름을 빌려 김치를 한국에 수출한다. 김치는 우리가 원조인데 중국산을 이용해 돈벌이에만 골몰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것이다.

김치 수입 회사는 90개에 육박한다. 수입 김치는 주로 공사장 식당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단체급식용으로 팔린다. 농림부는 반가공 상태의 절임배추가 월 4000~5000t 수입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가정 소비분을 뺀 김치 소비량(연간 50만t)의 약 10%가 중국산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김치를 중국산으로 바꾸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품질과 가격 면에선 한국 김치가 여전히 원조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 김치는 일본 등에서 ㎏당 3달러로 중국산보다 10배 비싸게 팔린다. 지난달까지 김치는 6700만달러어치 가까이 수출돼 금액 면에선 수입 김치를 크게 앞서고 있다.

김영훈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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