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시민단체 후보감시 활동] 커먼코즈·유권자 연맹 낙선 '저격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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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989년 미국 민주당의 짐 라이트 하원의장은 직무를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상당한 융자를 받아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집요하게 추적한 시민단체가 있었다. 바로 '커먼코즈' 였다.

이 단체는 "고위공직자가 그럴 수 있느냐" 며 성토했고 끝내 라이트 의장은 물러났다.

정치인들에게 가장 공포의 대상이 되는 단체인 커먼코즈는 감시의 강도가 하도 높아 '민간 중앙정보국(CIA)' 이란 별명이 따라다닐 정도다.

70년 출범한 커먼코즈는 린든 존슨 행정부에서 보건.교육장관을 지낸 존 가드너에 의해 설립됐다. 가드너는 73년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수사한 특별검사팀에도 참여했다.

커먼코즈의 회원수는 전국적으로 약 26만명. 1995년에는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이 루퍼트 머독 소유의 하퍼 콜린스 출판사로부터 자서전 계약금으로 4백50만달러의 선금을 받기로 한 것을 문제삼아 이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정치인들이 두려워하는 또 하나의 단체는 '미국 환경보전 유권자연맹' . 특히 이 단체는 낙선(落選)운동으로 명성이 높다.

환경보호에 역행하는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을 '반(反)환경의원' 으로 선정, 공개한다. 실제로 96년 12명을 리스트에 올린 뒤 7명을 낙선시켰으며 98년엔 13명을 선정, 9명을 떨어뜨렸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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