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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때아닌 부부 관계 ‘괴성’, 왜?

중앙일보

입력

9일 영국의 한 법정에서 물증으로 채택된 녹음 테이프를 틀자 판사는 물론 방청객들이 서로 시선을 피할 정도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테이프에 담긴 괴성의 장본인들은 영국 뉴캐슬 선덜랜드에 사는 부부. 스티브 카트라이트와 캐롤라인 카트라이트는 결혼한 지 올해 25주년이 되었지만 금실이 너무 좋아 매일 신혼 기분을 내면서 잠자리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괴성이 집 바깥으로 새어 나와 밤마다 이웃들이 소음에 시달린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07년 11월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시당국이 벌금 515 파운드와 함께 소음 자제 명령을 내렸지만 지난 4월 다시 주민들의 신고와 항의가 잇따르자 경찰에서 체포해 재판에 회부했다.

문제의 테이프는 밤에 이들 부부가 잠자리에서 지르는 괴성을 시 당국이 이웃집에 사는 오코너의 협조를 얻어 녹음한 것. 얼마나 시끄러운지를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서 틀어 본 것이다. 녹음 결과 이들이 내는 소음은 47㏈였다.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 주택가 야간 소음 기준치는 45㏈다.

주민들은 법정에서 거의 매일 밤 악몽에 가까운 괴성에 시달리면서 밤잠을 설치다 출근에 지각한 적도 많았다고 증언했다.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내는 절규’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카트라이트 부인은 ‘사생활과 가정 생활을 존중받을 권리’를 주장했다. 그녀는 “소음 자제 명령을 받은 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됐다. (소리 지르는 것이) 나에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심은 14일 열린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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