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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차업계, 내년 공격 경영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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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내년부터 차 판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판단하고 비용 절감을 지속하면서 투자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적자 전환했던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올 3분기부터 흑자를 내면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일본의 도요타·닛산의 경우 올 3분기(7∼9월) 소폭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들 회사는 당초 영업적자를 전망했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적자에서 탈출했다. 4분기부터는 미국 판매도 좋아져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았던 고급차 업체인 벤츠·BMW도 3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현대·기아차는 3분기부터 원화가 강세로 돌아섬에 따라 해외 현지 생산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이 3분기 흑자를 낸 것은 비용 절감 등에 힘입었다. 도요타는 3분기 218억 엔(약 2834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분기 778억 엔(약 1조10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84% 줄어든 수치다.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감소한 172만 대에 그쳤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카 부문에서 흑자를 내고 올해 4∼9월까지 9조1000억원(7000억 엔)의 비용 절감을 했다. 특히 도요타는 지난주 자동차 레이스의 최고봉인 포뮬러1(F1)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지난달 F1조직위와 2112년까지 연장 계약을 했다가 불과 보름 만에 철수를 결심했다. 매년 5000억원 정도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자동차 본업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현재의 어려운 경영 환경과 중장기 관점에서 F1 철수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우리 팀이 우승을 했더라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F1 철수 대신 내년까지 중국에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짓기로 했다. 투자 금액은 400억 엔(약 5200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첫 대규모 투자다. 이는 도요타가 2015년 중국에서 연간 200만 대를 팔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조치다.

닛산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833억 엔(약 1조1000억원)으로 가장 실적이 좋던 혼다(540억 엔·7000억원)를 앞질렀다. 이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70%나 급증한 중국이 이끌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힘이 됐다. 닛산은 일본에서 2011년까지 4000명의 정규직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전 세계에서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2만 명(전체의 9%)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2000억 엔(약 2조6000억원)의 인건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닛산은 이런 비용 절감분을 신차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2013년까지 48개의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BMW도 3분기 매출 117억5900만 유로(약 20조6000억원)에 영업이익 1억2600만 유로(약 2200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다임러벤츠도 판매가 회복되면서 3분기 세전이익이 4억7000만 유로(약 8225억원)로 4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는 2분기 10억500만 유로(약 1조9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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