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 국방장관 방한 의미] 한·중 군사 훈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9일 츠하오톈(遲浩田)의 방한은 '남북한을 통틀어 한반도를 방문하는 사상 최초의 중국 국방부장' 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특히 6.25 당시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한 당사자의 방한이야말로 한반도 주변 냉전구조 해체라는 차원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변화로 평가될 수 있다.

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북한을 의식, 국방부장의 방한을 꺼려오다가 지난해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의 방중(訪中)에 대한 답방형식을 빌려 이번 방한을 전격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오랜 혈맹관계도 유지하겠지만 그렇다고 한국을 더이상 냉전적 틀 속에 묶어둘 수만은 없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교 이후 한.중 양국은 경제교류및 협력확대, 정상간 교환방문 등 급속한 관계개선에도 불구하고 군사분야만은 유독 미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런 가운데 성사된 중국 국방부장의 이번 방한은 우리 정부의 대북(對北) 포용정책은 물론 한반도를 비롯한 이 지역의 다자간 안보체제 구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국방부가 지난 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올해부터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개국과의 국방장관 회담 연례화를 추진키로 한 것은 의미있는 대목이다.

그에 따라 한반도 전쟁 억지력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한.중 양국은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이라는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고 있고 북한의 핵.미사일, 생화학 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 확산 움직임을 크게 우려해 온 만큼 20일 있을 국방장관 회담에서 실질적인 군사교류 협력 관계를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밝고 낙관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런 차원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