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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어선 100여척 일본 EEZ서 '풍어' 함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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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새 천년 첫해 벽두부터 우리 어선들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만선의 꿈을 꾸고 있다.

최근 동중국해.쓰시마 주변 일본 수역에 어장이 형성되자 우리 어선들이 잇따라 일본 EEZ쪽으로 몰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일 어업협정이 2월말 발효되는 바람에 1월에 출어를 하지 못했지만 2000년 일본 EEZ 한국 어선 입어(入漁)조건이 지난해 12월 22일 타결돼 1월 입어가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16일 현재 일본 EEZ에 들어가 조업 중인 우리 어선은 모두 1백9척. 10일 이후 70여 척이 한꺼번에 몰려갔다.

쓰시마와 제주도 사이 해역(1백1~1백13 해구)에서 대형선망 96척이 고등어를 잡고 있다. 벌써 8백10t을 잡았다.

부산 금성수산 소속 105금성호(1백29t)潘삼식 선장은 "지난 주부터 어장이 형성돼 입어했다" 며 "하루 5~6t의 고기를 잡고 있다" 며 즐거워했다.

부산선적 채낚기 어선 10여 척은 산 오징어 63t을 잡았다. 동중국해 일.중 잠정조치 수역에서는 부산.포항 선적 채낚기 어선 10여 척은 값 비싼 복어를 낚아 올리고 있다.

지난해는 협정 타결이 지연된데다 쿼터를 확보하지 못해 이맘때 이 곳에서 복어를 1마리도 잡지 못했다.

올해는 벌써 1t을 잡았다. 채낚기 어선들의 복어잡이는 오는 20일쯤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포항 채낚기 동현호(1백10t)선주 연규식(燕圭植.40)씨는 "올해는 일본 수역에서 1백23척이 복어 6천t을 잡을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고 말했다.

울산 선적 중형기선저인망(외끌이)2척은 부산~울산 사이 일본 해역(93해구)에서 가자미와 돌도다리를 잡고 있다.

고급 횟감으로 인기가 높은 돌도다리가 가자미 속에 섞여 올라 올 때마다 어부들의 탄성이 겨울바다에 울려 퍼지고 있다.

통발어선 4척은 쓰시마 북쪽 해역(95.1백2해구)에서 장어를 잡고 있다. 경북 구룡포항에는 2월 초부터 일본 수역에 본격 입어하기 위한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의 출어 준비로 술렁이고 있다.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 崔용석 사무관은 "일본 해역 겨울철 어기가 되면서 우리 어선들의 일본 EEZ 입어가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한편 14일까지 일본어선들이 우리 나라 EEZ에 들어와 고등어 등 1천56t을 잡았다.

강진권.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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