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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기업 구조' 미국이 세계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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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기업들이 기업지배구조 조사에서 영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국제지배구조계량학회(GMI)가 전 세계 2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베인스 옥슬리 법' 등 개혁조치에 힘입어 미국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평점이 평균 10%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엔론.월드컴 등 대형 회계부정 스캔들 이후 2002년 7월 미국이 강력한 기업지배구조 개혁법인 사베인스 옥슬리 법안을 도입, 엄격한 내부 통제와 외부 감사를 의무화하는 등 일련의 개혁조치들을 이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356개 일본 기업들의 지배구조 평점은 주로 회계 투명성 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미국 기업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GMI가 1년에 두 번 실시하는 이번 조사는 이사회의 회계책임과 재무 투명성에서부터 정부의 규제조치와 기업환경에 이르기까지 500개 항목을 대상으로 비교, 평가됐다. 지금까지는 주주와 경영자를 분리하는 성향이 강한 캐나다.호주.미국.영국 등이 지속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은 주가도 다른 기업들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 지배구조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기업지배구조 조사에서 최고 평점을 받은 26개 기업의 주가는 지난 5년간 S&P500 지수보다 평균 10%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평점 26개 기업 가운데 3M.코카콜라.이스트만 코닥.제너럴 모터스.질레트.다우 케미컬.타깃 등 20개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었다.

2002년 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개빈 앤더슨 GMI 전 홍보담당 임원은 "미국 기업들의 약진은 사베인스 옥슬리 법 때문이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미국(시장)에서 용인되는 기업행위에 대한 분위기가 (엄격한 내부 통제나 외부 감시 등을 강화하는 쪽으로)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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