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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그랑프리 카레이서 신인왕' 된 KAL 승무원 김윤기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비행기는 시속 9백㎞로 날아도 별다른 속도를 못느끼지만 자동차는 1백50㎞만 넘어도 좁은 경주용 도로때문에 엄청난 속도감이 납니다.

귀를 울리는 엔진소리와 함께 액셀을 힘껏 밟으면 살아 있다는 느낌이 새롭게 다가오죠. "

대한항공 스튜어드(남승무원)로 하늘을 누비다 휴일에는 카레이서로 변신하는 김윤기(金允基.31)씨. 지난해말 '한국그랑프리 카레이서 신인왕' 에 선정된 金씨는 스쿠프 승용차로 2.125㎞짜리 경주장을 10바퀴 도는 레이싱에 8번 참가, 우승.준우승만 3번씩 차지했다.

金씨의 올해 목표는 시속 2백㎞이상 되는 경주용차 부문에서의 우승.

어릴때부터 속도감을 좋아했던 金씨는 대학졸업후 기장이 되고 싶었지만 나안시력 0.7이상을 요구하는 신체검사 때문에 승무원으로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그러나 金씨는 카레이서 꿈을 꾸며 해외에 나갈때마다 경주용차를 빌려 고속도로를 질주하곤 했다.

"98년말 독일에서 포르쉐를 빌려 아우토반을 2백50㎞로 달렸죠. 귀에 들리는 아름다운 엔진소리와 긴장감이 '내길은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金씨는 귀국후 용인 에버랜드에 있는 자동차 경주장을 찾아 카레이서 동호인 모임인 '마루아치 카맨타이거팀' 에 등록, 카레이서의 기본인 운전 기술과 집중력.순발력.체력을 다졌다.

"지난해만 월급을 아껴 써서 모은 돈 1천만원을 털어 넣었죠. 제 꿈을 잘 아는 아내의 후원 덕분에 갈등없이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

경기 능력으로는 코너를 직선에 근접하게 돌기 위해 바깥에서 들어와 안으로 붙은뒤 다시 바깥으로 나가는(아웃-인-아웃)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金씨는 "대한항공에서 지원만 해주면 시속 2백50㎞로 달리는 4천만원짜리 포뮬라1800 경주용차에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를 누비고 싶다" 고 밀레니엄 포부를 밝혔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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