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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맞은 어머니에 잔치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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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김일두(뒷줄 왼쪽에서 둘째) 전 조선대 교수가 올해 100세를 맞은 어머니(앞줄 왼쪽에서 둘째)를 위해 8일 상수잔치 마당을 펼쳤다. [프리랜서 오종찬]


고희를 넘긴 아들이 동호인들을 불러모아 올해 백세를 맞은 어머니를 위해 상수(上壽) 잔치마당을 열었다. 8일 오후 광주시 서구 상록회관. 김일두(70·전 조선대 자연과학대학장) 명예교수가 100세 생일을 맞은 어머니 김옥례 여사의 손을 잡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 김 교수와 함께 춤·노래·에어로빅 등을 즐겨온 동호인 30여명도 어깨를 들썩이며 앞으로 나섰다.

잔치는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 교수가 매일 다니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의 ‘한국무용’ 교실 동호회원 10여명이 우리 춤사위를 선사했다. ‘도라지’ ‘수궁가’ 같은 민요와 판소리가 이어졌다. 축하객 300여명의 박수 속에 김 교수는 어머니에게 잔을 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교수는 “하늘보다 높고 크신 은혜와 바다처럼 넓고 깊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 코자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어머니 김 여사는 “좋구나, 좋다”를 연발했다.

어머니 김 여사는 슬하에 3남 3녀를 뒀다. 아버지는 47년 전 작고했다. 2부 무대에 선 사람들도 김 교수가 동호인 중에서 엄선,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색소폰을 부는 김 교수와 함께 악단활동을 하는 동호인들이 드럼· 기타를 동원해 분위기를 띄웠다.

김 교수는 요즘 노인건강타운· 대학 평생교육원·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17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오전 4시 30분 집을 나서 1시간 넘게 동네 쓰레기를 줍는다. 이어 집 근처 중학교와 초등학교를 잇따라 찾아 주민들과 함께 에어로빅과 기체조를 한다. 직접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컴퓨터·서예·중국어·배드민턴·테니스·스포츠 댄스·에어로빅·우리 춤 등을 배운다.

천창환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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