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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스와 손잡으면 대선수 된다" -박찬호 10일 LA서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대선수들이 스콧 보라스와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스콧 보라스와 계약한 선수들이 대선수가 된다. "

1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46)와 에이전트계약을 체결한 박찬호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 홀가분하게 모든 부담을 털어버리고 야구에 전념하겠다는 신념도 엿보였다.

박이 보라스의 위력을 실감한 건 지난해 한창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전에서 한이닝 만루홈런 2개를 맞는 등 고전하고 있을 때 박찬호는 정신과 의사와 상담한 후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그때 정신과 의사를 소개시켜준 사람이 바로 케빈 브라운이고 그 의사는 보라스가 선수들을 위해 고용한 전문가였다.

이에 비해 스티브 김은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했고 올해 연봉협상에선 답답해진 박찬호가 직접 구단주를 만나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다.이제 스티브 김은 미국 내 광고 업무만 맡는다. 한국 내 박찬호 관련 업무는 박의 에이전트회사 '팀61(대표 김만섭)' 에서 맡는다.

보라스는 박의 연봉 재계약과 관련해 모든 자료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이제 그의 수완이 어느 정도인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다음은 기자회견 내용.

▶박찬호〓보라스와는 94년 마이너리그에 있었을 때부터 알고 지냈으며 지난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은 후 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스티브 김은 지난주 금요일(한국시간) 내게 보라스와 협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의사를 물어왔고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그동안 돌봐준 스티브 김과는 결별이 아니라 업무만을 다시 조정하는 것이다.

▶스티브 김〓94년 처음 에이전트가 될 때부터 적당한 시기가 오면 그에 맞는 에이전트를 소개해주려고 했었는데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다른 한국선수들도 돌보고 있는 만큼 보라스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많은 일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스콧 보라스〓박찬호 나이에 박찬호만큼 성적을 올린 선수는 그레그 매덕스밖에 없다. 오래지 않아 진정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박찬호와 같은 기간 중 박찬호만큼 성적을 거둔 투수는 12명에 불과하다. 나는 정보를 제공할 뿐 최종 결정은 박찬호 스스로 하는 것이며 나는 그에 따를 뿐이다.

LA지사〓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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