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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너레이션] 스케네소프트 강병수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어깨를 뒤덮을 만큼 치렁치렁한 머리의 괴짜 젊은이가 개발한 팜파일롯용 게임 프로그램이 해외 유명 웹사이트에서 내려받기 순위 1위를 기록해 화제다. 그것도 소개된 지 불과 1주일만에.주인공은 스케네소프트의 강병수(姜秉秀.27)사장.

회사 직원은 강사장을 포함해 단 두 명. 그가 개발한 게임 '에인션트 레드' 는 주인공이 고대 신화에 나오는 괴물과 싸워 물리친다는 내용. 팜파일롯은 미국 쓰리콤사가 개발한 개인정보단말기(PDA). 미국 내 사용자가 5백만 명이 넘을 정도로 최근 인기 만점인 제품이다. 쓰리콤은 현재 팜파일롯용 소프트웨어만 내려받을 수 있는 별도의 웹사이트(http://www.palmgear.com)를 운영중인데,에인션트 레드가 여기서 내려받기 1위를 한 것. 강사장이 게임에 입문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직접 게임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다. 그는 당시 "내 운명은 게임으로 정해졌다는 암시를 받았다" 고 말할 정도로 게임에 몰두했다. 이런 강사장을 두고 주변에선 "게임에 목숨을 건 듯 열정이 대단하다" 고 말한다.

대전 보문고교 1학년 때 "더 이상 학교에서 배울 것이 없다" 고 판단한 그는 과감히 자퇴 원서를 냈다. 이후 하루 16시간씩 무사독학(無師獨學)으로 프로그램 짜는 작업에 매달렸다. 고등학교 졸업장은 검정고시로 대체했다.

집안의 반대도 전혀 없었다.그는 "아버지가 한국은행에 근무하다가 영화사업에 나설 정도로 집안 분위기가 자유분방해 모든 일을 내 판단에 맡겨 줬다" 고 설명했다. 이후 뚜렷한 직장도 없이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프로그램을 짜던 그는 2년 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1년여 만에 에인션트 레드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조로운 내용 일색이었던 팜파일롯용 게임계에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화면이 흑백이 아닌 컬러인데다 주인공이 역할을 갖고 임하는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점이 미국 네티즌들을 사로잡은 것. 네티즌들이 한번 내려받기 할 때마다 강사장은 2만8천원씩 번다. 강사장은 그러나 "몇 건이나 내려받기가 됐는지 모른다" 고 말한다.

"프로그램 짜는 것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어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미국에서는 연봉 10만 달러는 거뜬히 올리는 분야지요. 반면 국내에는 진정 프로 정신을 가진 전문가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민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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