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지도부 구청장 보선에 몰린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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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7일 인천을 찾았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인천 남동구청장 보선의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보선은 4.13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진단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여야의 관심이 각별하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인 동부학생체육관에 6백여명이 몰려 들었다.

연단에 오른 의원들은 옷 로비, 도.감청, 서경원 사건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실정(失政)을 비판했다.

"현 정권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거짓말 공화국을 심판하자. 간판만 바꾼다고 신당이냐" (河舜鳳총장), "현 정권은 우리의 정부투자기관 등을 헐값으로 해외에 팔아 치우고 북한에는 툭하면 지원하는 '나라 팔아먹는 당' " (金德龍부총재)이라는 등의 거친 성토가 이어졌다.

李총재도 한껏 기세를 올렸다.

그는 "공정선거를 위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당적을 떠나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6대 총선은 유례없는 돈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며 선거중립내각 구성을 거듭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유일한 견제세력" 이라며 전폭적인 지지도 호소했다.

행사장엔 대형 플래카드들이 내걸렸다.

'천년대길(千年大吉) 이회창' , '새 천년 첫 선거 한나라당 승리' 등과 함께 최근 탈당한 이한동(李漢東)의원을 겨냥한 듯 '철새심판 4.13' 이란 내용도 있었다.

당직자들은 "총선 전초전인 만큼 반드시 이번 보선에서 승리하자" 고 다짐했다.

행사를 마친 의원들은 거리유세를 하며 "보선〓총선" 이라고 외쳤다.

한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번 보선에 국민회의 후보를 연합공천키로 했다.

지난해 화성 보선에서 양당의 의견 차이로 연합공천이 이뤄지지 않아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이래 저래 남동구청장 선거는 총선의 예고편이 될 전망이다.

인천〓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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