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경협 전담할 민경협 발족 시장경제 전문인력 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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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남북 경제교류와 경협사업을 전담할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가 지난달 공식 발족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단둥(丹東)의 한 대북무역업자는 "최근 만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의 간부 명함이 '민경협'으로 바뀌었다"며 "민경련 산하 무역회사였던 삼천리총회사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관급이 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장관급으로 격상된 민경협 위원장에는 민경련 회장을 지낸 정운업 무역성 국장이 승진 기용됐다.

민경협 발족은 남북 경협을 확대하고 좀더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민경협은 시장경제와 해외 무역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조직된 것으로 전해진다. 민경협의 베이징대표부 총대표에는 남북 장관급회담 대표 출신의 허수림이 유임됐고, 단둥대표부의 대표는 전성근에서 오광식 전 광명성총회사 부총사장으로 교체됐다.

베이징(北京)의 일부 북한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민경협이 신의주 특구 운영을 전담할 부서로 발족됐다는 설이 나돌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동안 민경련과 사업을 진행해온 경협업체와 NGO들은 민경협 발족에 따라 북한의 협력체가 바뀌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의 대북지원 NGO의 한 관계자는 "이번 민경협 출범을 계기로 민경협이 남북경협을 전담하고, 민족화해협의회가 NGO와 언론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북.일관계와 남북관계 정책기획을 맡는 것으로 업무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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