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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병철 회장 부인 박두을 여사 타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故)이병철(李秉喆)회장의 부인 박두을(朴杜乙)여사가 3일 오전 3시 숙환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朴여사의 유족으로는 장녀 이인희(李仁熙)한솔고문, 장남 맹희(李孟熙)씨를 비롯, 숙희(淑熙).순희(順熙).덕희(德熙)씨와 이건희(李健熙)삼성 회장, 이명희(李明熙)신세계 회장 등 2남 5녀가 있다.

장손인 재현(在賢)씨는 제일제당(부회장)을 맡고 있다. 차남 창희(昌熙)씨는 91년 작고했고, 그의 장남 재관(在寬)씨가 새한(부회장)을 경영하고 있다.

朴여사가 젊은 시절 점을 봤을 때 '남편과 자식들 복이 당신의 부엌에서 나올 것' 이라는 점괘가 현실화됐다고 가족들은 회고했다.

1907년 경북 달성에서 태어난 朴여사는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朴彭年)공의 후손으로 엄격한 유교 교육을 받고 자랐다.

1926년 고(故)李회장과 결혼했던 朴여사는 특별한 대외활동 없이 평생을 내조에 헌신했으며, 대그룹 회장 부인답지 않게 몸이나 얼굴을 치장할 줄 모르고 소박하게 살아왔다.

朴여사는 삼성.제일제당 등 기업 행사에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삼성60년사' 도 朴여사에 대해선 결혼당시의 언급만 있을 정도다.

朴여사는 며느리들을 끔찍히 사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故) 李회장도 자서전에서 "내자는 딸보다 오히려 며느리들에게 각별한 시어머니의 정을 보여주고 있다.

며느리들의 생일을 잊지 않고 기억해 일일이 선물을 마련해준다든지, 가을에 새 곡식이나 과일이 들어오면 며느리 몫을 먼저 떼놓고 나머지를 딸들에게 나눠준다" 고 술회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뤄지며,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5일 오전 8시30분. 장지는 용인에버랜드내 고(故)李회장 묘역이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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