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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는 왜 알을 낳지 않을까?』

중앙일보

입력

포유류는 어미가 새끼를 낳아 젖을 먹여 기르는 동물을 일컫는다. 자그마한 생쥐부터 집채만한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포유류는 자신을 닮은 새끼를 낳고 몸에 달린 포유기관으로 새끼의 배를 불린다. 이는 도마뱀이나 악어 같은 파충류 혹은 메추라기나 독수리 같은 조류가 알을 낳는 것과 견주어 포유류가 갖고 있는 독특한 성질이다.

현재 알려진 5000여 종의 포유류 중에 알을 낳는 동물은 오리너구리 1종과 바늘두더지 4종뿐으로, 전체 포유류의 1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포유류는 왜 알을 낳지 않을까? (프랑수아 무투, 민음in 펴냄)를 통해 포유류의 번식 체계는 다른 동물과 어떻게 다른지 짚어보자.

포유류는 외부에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암컷이 몸속에 알을 간직한 채 영양을 공급해 알을 발육시킨다. 그러고나서 어느 정도 자란 새끼를 낳는다. 일반적으로 난자는 정자보다 크고 수가 적다. 난자는 미래의 태아로 성장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정되지 않은 연어의 난자나 산란 전에 잡은 철갑상어의 알 캐비어 등 모든 종류의 알은 영양이 풍부하다.

달걀도 마찬가지다. 노른자와 흰자는 병아리로 발육하는 데에 필요한 영양분이다. 노른자는 최초에 수정된 핵이고 흰자는 영양분이 있는 겉껍질이다. 암탉은 알을 품지만 그것은 알의 성장에 필요한 열을 전달하고 알을 물리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 암탉과 알 사이에 영양분 교환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포유류는 조류나 파충류처럼 체내수정을 한다. 수컷은 외부 환경의 위험요인을 피해 자신의 생식세포를 암컷의 몸 속에 안전하게 넣기 위해 짝짓기를 한다. 체내수정으로 만들어진 수정란은 수천 개에 달하는 물고기 알에 비하면 그 수가 매우 적지만 생존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물고기의 알은 물살에 이리저리 휩쓸리거나 다른 생물에게 먹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신과 관련된 기관 중 포유류에게만 있는 것이 태반이다. 수정란이 발육할 때에 막과 주머니가 생겨나 태반을 형성한다. 태반은 자궁벽에 고정돼 태아의 노폐물을 내보내는 한편 태아에게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등 모체와 태아 간에 물질교환을 돕는다.

포유류에게 태반이 필요한 이유는 포유류의 수정란이 처음부터 발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갖고 있는 암탉의 알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포유류의 경우 난자가 정자보다 크다 해도 난자의 비축 영양분으로 수정란을 자라게 하지는 못한다.

알은 포유류보다 먼저 있었다. 포유류는 수컷 생식세포와 암컷 생식세포가 만나 알(수정란)을 생성하는 번식체계를 갖고 있지만 알을 낳지는 않는다. 생식세포가 수정되면 임신이 된다. 태반이 형성되고 출산과 수유도 뒤따른다. 가족 구성원의 수와 임신 횟수, 임신 및 수유 기간, 한 번에 낳는 새끼의 숫자는 종마다 차이가 있다.

동물들이 서로 만나 짝짓기를 하는 과정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진화에 유리한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칠 수 도 있겠지만 그와 상관없이 각 개체는 개인적인 기준으로 상대를 선택해 한 쌍을 이룬다. 포유류는 배우자를 선택하고 짝짓기하는 방법이 특히 발달했다.

[사진설명]캥거루는 아직 젖을 떼지 못한 주머니 밖의 새끼와 갓 태어난 주머니 안의 새끼를 키우면서 자궁 속에 또 다른 태아를 품는다.

[자료제공= 민음사]

< 정리=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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