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송년 특별담화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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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눈 앞에 다가온 21세기에 우리가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0세기의 종점에 서 있는 우리의 또다른 모습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뿌리깊은 지역갈등과 부정부패.이기주의, 그리고 정치적 대립과 혼란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굴레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에서 어느 누구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새 천년을 맞기에 앞서 우리는 각자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과오에 대해 속죄하고 과감히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자유선언이기도 하다.

지역.계층.세대.남녀.여야간의 화해와 화합은 희망의 새 천년을 열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작금의 우리 정치는 소모적인 정쟁과 대립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발전의 가장 장애가 돼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여야가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큰정치를 열어가야 한다.

국민 대화합의 정신에 따라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려 한다.

소외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특별 배려 차원에서 대규모의 가석방과 가출소.보호관찰의 해제를 실시하겠다.

IMF 체제에서 예기치 못했던 사태로 금융거래상 제재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경중에 따라 제재를 완화, 해제해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겠다.

담합 등 잘못된 관행으로 각종 행정제재를 받고 있는 건설 관련업체 및 기술자들에 대해서도 제약을 풀겠다.

생계형 범죄로 기소중지가 된 사람도 자수를 유도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최대한 선처하겠다.

이번 조치로 약 1백만명의 국민이 혜택을 받게 된다.

부부 사이, 형제 사이, 친구와 이웃 사이, 직장의 동료나 상사 사이에 아직 지우지 못한 앙금이나 감정이 남아 있다면 훌훌 털어버리자. 대립과 갈등의 골을 화해와 화합으로 메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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