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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재 교보문고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새 천년은 독자에게 책 정보를 전하는 서비스로 시작하겠습니다. "

내년 1월 대구 동성로에 '교보 북 정보센터' 를 개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7~8곳의 정보센터를 세우겠다는 신문재(39)교보문고 회장. 지난 7월 교보문고의 지휘탑으로 올라 앉은 그가 본지와 단독인터뷰를 통해 교보문고의 새로운 2000년의 비전을 제시했다.

- '교보 북 정보센터' 란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인터넷의 발달로 책도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되겠지요. 그런데 고객이 도서를 직접 열람 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은 많이 부족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 북 정보센터의 목적입니다.

상업성이 배제된 열린 문화공간을 만드는 거죠. "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요.

"대구점의 경우 2백30평 규모로 신간과 베스트셀러들을 진열하되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든지 책 정보를 얻어가는 곳이죠. 첨단정보실에는 해외 석.박사 논문 검색방과 초.중.고 학습 도움방이 마련되며 PC를 통한 도서정보 검색실은 물론 갤러리와 북카페도 만들어 독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밉니다. 또 책 안내자인 북마스터를 고용해 가이드 역할도 할 것입니다. "

-지방에 서점 진출을 모색하지 않았습니까.

"사업을 처음 추진할 당시도 그랬고 지금도 대형서점 진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지역 소형 서점상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문을 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서점을 내려고 마련한 공간들을 아예 문화공간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입니다. "

-베텔스만 북클럽의 한국진출, 인터넷 시장의 강화 등 출판 환경이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교보도 서점에서 전자상거래로 전환하겠다는 겁니까.

"반드시 인터넷 사업을 중심으로 삼겠다는 건 아닙니다. 서울과 대전.성남에 있는 서점도 꾸준히 서비스 개선작업을 해나갈 거구요. 다만 인터넷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능동적 대처는 필요합니다. 교보의 전체매출 중 현재 8%(70억원)정도 차지하는 인터넷 매출이 내년에는 15%선으로 늘어날 것 같고 현재 40만인 교보 북클럽 회원도 1백만을 곧 넘을 듯 합니다. 북클럽 회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 대한 서비스도 강화하겠다는 것이지요. "

-도서정가제를 법제화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데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십니까.

"책을 일반 상품과 똑같이 본다면 곤란한 만큼 법제화가 바람직합니다. 도서정가제가 없다면 교보매장도 할인점화 할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인문.학술서는 뒷전으로 밀리고 대신 베스트셀러 위주가 되지 않겠어요. 교보는 문화의 향기는 퇴색된 할인점이 되겠죠. 그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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