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1호 발사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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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리랑 1호가 발사됨으로써 우리나라도 이제 제법 '눈다운 눈(眼)' 을 갖게 됐다.

하늘에서 지상의 움직임을 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자력 수단이 생긴 것이다.

아리랑 1호의 '시력(視力)' 은 작은 집 한채를 가려낼 정도. 이는 세발 자전거보다 작은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첩보위성에는 훨씬 못미친다.

하지만 아리랑 1호의 해상도(6.6m)는 정밀전자지도를 제작한다든지, 해양오염.기상관측 등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아리랑은 음속의 20배가 넘는 속도로 움직이면서 지구를 하루 14.5회 가량 돌게된다.

한반도 상공은 이중 한차례 정도 훑고 지나간다.

이 과정에서 1초에 두번씩 촬영을 하며 하루 1백20장의 사진을 대덕단지의 지상국으로 보내온다.

항공우주연구소측은 "2만5천분의1 축적을 가진 전자지도를 제작하는데 운용의 주안점을 둘 계획" 이라고 밝혔다.

정밀 전자지도는 국토운용계획을 세우거나 재해를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지도란 지형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바꿔 영상화한 것으로 넓이.높이.체적 등 3차원 상태가 나타난다.

아리랑 1호에는 주 카메라(EOC)외에 해양 관측용인 저해상도 카메라도 부착돼 있다.

해상도가 1㎞인 이 카메라는 해수의 온도를 측정, 기상변화를 예측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또 고기의 먹이인 플랑크톤의 분포상황도 파악, 어황(漁況) 추정도 가능하다.

이밖에 이온층측정기(IMS)와 고에너지입자검출기(HEPD)는 각각 통신가능한 주파수대를 예측하고, 방사선이 위성의 부품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아리랑 1호의 운용 성공이 갖는 또다른 의미는 2호 자립 제작의 디딤돌이 된다는 점이다.

아리랑은 당초 기술자립도 60%를 목표로 했으나 최종적으로 국산화율 80%를 달성함으로써 상용위성과 고난도 위성 개발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아리랑 1호의 운용을 2002년 끝내고 2003년에는 해상도 1m의 아리랑 2호를 쏘아올릴 계획이다.

이미 개발에 착수한 아리랑 2호의 이같은 해상도는 첩보위성에 맞먹는 것으로 벌써부터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덕단지〓김창엽.최지영 기자 atm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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