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건설 국경 넘어선 대역사"- 美 학자 매컬러프 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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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퓰리처상 수상자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집필과 파나마 운하 건설에 관한 저서로 널리 알려진 역사학자 데이비드 매컬러프는 13일 미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었다.

- 파나마 운하는 어떤 것이라 할 수 있나.

"단순한 운하가 아니다. 수에즈 운하 등 다른 운하들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한 공학적 건축물이다. 선박들은 수력으로 해발 2천4백m의 호수까지 끌어올려진 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며, 반대편에서 다시 수문 시스템에 의해 끌어내려진다. 한마디로 웅장한 물의 교량이다. "

- 미국의 '아폴로 우주계획' 과 거의 1백년 전의 파나마 운하 공사를 비교한다면.

"파나마 운하는 지금까지 미국이 시도했던 공사 중 가장 큰 역사(役事)였다.

공사에 필요한 증기차.화약.철로.기술자.의사 등 모든 장비와 인력을 3천2백㎞나 떨어진 곳에서 날라와야 했다. 공사과정에서 인명피해도 많았다. 모두 2만5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중 2만명이 말라리아와 황열병에 걸려 희생됐다. "

- 오늘날에도 이같은 대역사가 다시 시도될 수 있을 것인가.

"물론이다. 그동안 니카라과 운하 건설계획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엄청난 비용 때문에 실현되지 못했다. 니카라과 운하 건설은 민간자본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만약 지금 파나마 운하를 건설한다 하더라도 기술상의 문제와 지리적.기후적 악조건 때문에 당시보다 공기를 크게 단축할 수는 없을 것이다. "

- 20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파나마 운하의 역사적 위치를 평가한다면.

"파나마 운하 건설은 미국이 국경을 넘어 시도한 첫 위대한 노력의 결실이자 대규모 공학 프로젝트와 관련, 연방 차원의 투자효과를 입증한 좋은 본보기였다. 파나마 운하는 완공 이후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운영돼왔고, 현재 최고의 해상 무역항로로 자리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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