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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체첸수도 무혈입성 계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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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모스크바.그로즈니 AFP.AP〓연합]러시아연방군은 13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 외곽 대부분을 장악한 가운데 병력과 중화기를 증강 배치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그로즈니 서쪽 15㎞ 지점의 스타로프로미슬로프스카야를 장악한 데 이어 그로즈니 남동쪽 20㎞ 지점의 샬리 마을을 완전 봉쇄, 14일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펴기로 했다.

러시아군 수뇌부는 그로즈니 인근의 전략적 요충지 중 체첸반군이 유일하게 장악하고 있는 샬리를 함락할 경우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그로즈니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심 진입 시기는 1주일~10일 이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리 세르게예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94~96년처럼 수천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희생시킨 무차별 공습은 없을 것" 이라고 밝혀 무혈입성 전략 계획을 시사했다.

러시아군 사령관들도 일단 특수부대를 투입한 뒤 상황에 따라 대규모 공습으로 전환하는 단계별 전술을 구사,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체첸군은 13일 그로즈니 동부 칸칼라에서 러시아군 수십명을 사살하고 장갑차 15대를 빼앗는 등 강력히 저항하고 있다.

또 이날 샬리 마을의 교전에서는 전폭기 Su-25 또는 폭격기 Su-24기로 추정되는 러시아 전투기 1대가 반군측 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체첸내에 남아 있는 반군은 4천명 이상이며 이중 약 2천명은 그로즈니에, 나머지는 남부 산악지대에 은신한 채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하원인 두마는 살인.강간.납치.폭탄공격 등의 범죄행위에 연루되지 않은 반군은 내년 2월 1일까지 투항할 경우 처벌을 면제하는 조건부 사면령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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