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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외국인에게 무례한 행동 성숙한 모습 보여줬으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일본 유학생이다.

한국에 살면서 느낀 점을 하나 전하고 싶다.

어린 시절 일본에 살 때 들었던 얘기가 있다.

당시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가장 짜증나는 것 중의 하나가 '가이진(외국인)' 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킨 후 '헬로' 라며 말을 걸어오는 것이었다.

그후 약 20년이 지나 내가 한국에서 유학생으로 외국인 신분이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똑같은 입장이 됐다.

한국인들은 내가 일본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갑자기 말을 건네오는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저속한 단어를 늘어놓으며 말을 걸어오기 일쑤다.

이같은 행동은 일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예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길을 묻거나 여행지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내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사연도 없이 말을 건네오는 것은 불쾌하다.

예절도 없이 외국인과 말하는 것이 국제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기하라 다카시 <대학원생.서울 성북구 안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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