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권호·하태연 시드니행 '외나무 격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레슬링계의 영원한 맞수 심권호(주택공사)와 하태연(삼성생명)이 5개월 만에 다시 맞대결을 벌인다.

두 선수는 8일 청주체육관에서 시드니올림픽 파견 레슬링 국가대표 1차선발전 그레코로만형 54㎏급에 나란히 출전, 태극마크를 걸고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이들은 그동안 세차례 맞붙어 하태연이 2승1패로 앞서고 있다.

97년에는 하태연이, 98년에는 심권호가 이겨 각각 세계대회에 출전했다.

지난 7월에는 다시 하태연이 승리, 태극마크를 달고 아테네세계선수권에 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천적 관계로 표현되기도 하는 심권호.하태연은 지난 3년 동안 태릉선수촌에서 서로 연습상대가 돼주며 기량을 닦아왔다.

그러나 이번 선발전은 시드니올림픽 출전자격이 걸려있는 만큼 이들은 1주일전 선수촌을 나와 각기 소속팀에서 비장의 기술을 갈고 닦았다.

심권호.하태연의 라이벌 관계는 97년부터 시작된다.

96년까지 심권호는 48㎏급, 하태연은 52㎏급이었다.

그러나 국제레슬링연맹이 97년부터 48㎏급을 없애고 52㎏급을 54㎏급으로 조정하는 바람에 이들은 같은 체급에서 뛰게 됐다.

심권호는 48㎏급에서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을 차지했으며, 54㎏급에서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에서 각각 우승한 바 있다.

세계레슬링 사상 첫 2체급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는 심권호로서는 이번 대회가 야망 실현을 위한 첫 관문인 셈이다.

한편 7일 경기에서는 심권호가 3조 예선리그에서 임대원(삼성생명), 정경호(전주대)를 각각 폴로, 김동성(부산시청)을 테크니컬폴로 물리쳐 3승 무패를 기록했다.

심권호는 조1위가 돼 4강이 겨루는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같은 체급의 99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하태연(삼성생명)도 2조에서 3승무패를 기록, 조 1위가 됐고 서동현(주택공사)도 1조에서 2승으로 선두를 달렸다.

이순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