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국정상화위해 대화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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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일 여야 대화를 통한 정국 정상화 의지를 각각 표명했다.

李총재는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金대통령의 신당 창당 불개입, 신동아그룹 로비사건 수사를 특별검사에게 맡길 것 등을 제안해 정국 정상화까지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그러나 여야 모두 국민여론.내부정비.총선 등을 의식해 대화정국의 복원 필요성에 공감, 金대통령과 李총재의 다음주 초 회담 성사를 목표로 막후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최대 쟁점인 선거구제 협상과 관련, 한나라당은 여권이 중선거구제에서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로 입장을 바꿀 경우 여권이 주장하는 권역별 정당명부제를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야는 총장.총무.정책위의장이 참석하는 '3당 3역(役)' 회의에서 선거구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 金대통령 오찬발언〓이날 낮 국민회의 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정치가 다른 분야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여기에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 며 "이제부터 여야가 진지한 자세로 대화를 통해 국사를 끌어나가야 한다" 고 다짐했다.

金대통령은 "옷 로비.파업유도 의혹.정형근(鄭亨根)의원 발언.언론대책 문건 사건은 투명하고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며 "이것이 여당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불리할 수도 있지만 정도(正道)" 라고 강조했다.

신동아그룹 로비와 관련, 金대통령은 "실패한 로비지만 책임질 사유가 있는 사람들에겐 철저히 책임을 추궁할 것" 이라고 언급했다.

◇ 李총재 회견〓기자회견에서 李총재는 "실종된 정치를 시급하게 복원해야 한다" 며 "여야는 대화를 통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정치개혁 법안을 합의처리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李총재는 "옷 로비.신동아그룹 로비사건은 특검법을 개정해 특별검사에게 맡기고 여야는 정치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것을 제의한다" 며 "여당은 언론문건 사건 국정조사에 성실하게 응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 이 사건도 특별검사의 손에 맡겨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金대통령은 먼저 신당 창당에서 손을 떼고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하경.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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