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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부인 아지자도 당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말레이시아의 테레사 수녀가 되겠다. " 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의 부인 완 아지자 이스마일(46)이 지난 4월 미국 뉴스위크지와의 회견에서 한 말이다.

국민정의당 당수인 아지자는 지난달 29일 페르마탕 파우 선거구에서 당선됨으로써 자신의 소망에 한발 다가섰다. 게다가 유효투표의 62%를 얻을 만큼 압도적인 우세였다.

특히 선거 막바지 안와르 열풍이 잦아진 점을 감안하면 그녀는 '안와르의 부인' 이라기 보다 이제는 '야권 지도자' 로 부상했다는 평도 있다.

아지자는 30일 당선확정 직후 "이번 승리는 국민의 승리며 변화에 대한 염원" 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옥중의 남편을 의식한 듯 "사법개혁이 나의 첫 임무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아지자는 6남매의 어머니로 지난해 9월 남편이 구속되기 전까지는 말라야 의대교수로 재직했다. 아일랜드에 유학, 학위를 딴 안과 의학박사다. 인턴시절 운동권 학생 출신이었던 안와르와 중매 결혼했다.

지난해 타임스지 등이 남편의 섹스 스캔들로 고통받는 점에서 힐러리 여사와 비슷하다고 보도하자 "누명을 쓴 남편을 클린턴과 비교하지 말라" 고 말하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국민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5석을 획득하는데 그쳐 아지자의 영향력이 얼마나 발휘될지는 미지수다.

큰 딸 누룰(19.대학생)이 유세기간 내내 선거운동을 도왔고 아버지의 구명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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