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사진이 이제는 전쟁의 상징 아닌 평화를 갈구하는 울부짖음의 상징이길 바랍니다."
지난달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퓰리처상 사진대전' 을 보기 위해 첫 방한(訪韓)한 킴푹(36.여).
킴푹은 전시되고 있는 사진 중 아홉살짜리 소녀가 베트남전 때 화염 속을 피해 알몸으로 울면서 도망치는 장면의 주인공이다.
이 장면은 AP통신 사진 기자 닉 우트(48)에 의해 전쟁의 참혹함을 한 컷으로 알리는 대표적인 사진으로 전세계에 알려졌고, 닉 우트 기자는 73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사건 당시 닉 우트 기자에 의해 곧 사이공의 병원으로 옮겨진 킴푹은 14년간 무려 17번의 피부이식 수술을 받고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이같은 고생 끝에 94년 캐나다로 망명한 킴푹은 "그러나 당시 폭탄을 투하한 장본인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고 의연하게 말했다.
"이 한 장의 사진은 월남전뿐 아니라 전쟁에 대한 세계의 시각을 바꿔주었죠. 또 저의 운명을 바꾸는 동시에 베트남의 평범한 한 주부를 '평화의 메신저' 로 만들었다고 봅니다."
97년부터 유네스코 평화 문화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킴푹은 미국 시카고에 '킴푹모금재단' 을 만들어 지뢰밭에서 다친 어린 희생자들을 돕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킴푹과 함께 참석한 닉 우트는 "전세계 지도자들이 전쟁에 대한 참혹함을 인식하고 평화를 촉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고 강조했다.
고수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