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양준혁 통산 1700안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프로야구 LG 이순철 감독은 지난달 31일 현대에 2-8로 진 뒤 숙소인 수원의 한 호텔로 돌아가 선수들을 심하게 꾸짖었다. '부상병동'이라 불릴 만큼 최악의 상황이지만 거듭된 실책으로 점수를 내준 것은 정신력의 문제라는 것이 이 감독의 지적이었다. "핵심전력이 없을 때야말로 남은 사람들이 실력을 보여줄 기회"라는 동기부여도 빼먹지 않았다. LG는 현재 주포인 박용택과 알 마틴이 부상으로 선발 결장 중인 데다 에이스 이승호와 마무리 이동현도 2군으로 내려간 상태다.

감독의 질책이 프로선수들의 자존심을 긁은 덕분일까. LG는 1일 현대와의 수원 원정경기에서 '부상병동'이란 말이 무색하게 타선이 폭발하면서 9-4로 이겼다.

LG는 굶주린 맹수처럼 초반부터 맹타를 퍼부었다. 1회 초 톱타자로 나선 박경수가 왼쪽 담장을 넘기는 120m짜리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계속된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지명타자 겸 4번 타자 김재현이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LG는 4회에도 홈런 1개를 포함, 5점을 추가하면서 현대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대전에서는 삼성 양준혁(사진)이 8회 초 시즌 25호 투런 홈런으로 12시즌 만에 통산 1700안타를 기록했다. 장종훈(한화)에 이어 두 번째 대기록이지만 17시즌 만에 1700안타를 쳐낸 장종훈에 비해 5시즌이나 앞선 것이다. 삼성은 0-1로 뒤지던 7회부터 타선이 폭발, 세 이닝 동안 10점을 빼내며 한화에 10-1의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의 선발 배영수는 시즌 세 번째 완투로 1승을 더해 13승을 기록, 게리 레스(두산)와 함께 다승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기아에 5-3으로 이겼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