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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고 곧은 명물 ‘태안송’ 보존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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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안면도에 있는 자연휴양림에서 관광객들이 산림욕을 즐기고 있다. 자연휴양림은 대표적인 안면송 군락지이다. [태안군청 제공]


충남 태안군 안면도는 단순히 해수욕장이 많아 여름철 피서객이 몰리는 섬으로 알려져 있다.

꽃지해수욕장 등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12개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지해수욕장 인근에 자리잡은 드넓은 소나무 숲은 안면도의 또 다른 명물이다. 3384ha의 소나무 숲에는 지름 30㎝ 이상의 소나무 16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안면도 전체 산림면적의 62%는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안면도 소나무 보존에 정부와 충남도가 발벗고 나섰다. 산림청과 충남도는 내년부터 10년간 133억원을 들여 안면송 보존활동을 벌인다. 내년 사업비는 3억5000만원이다. 정부는 그동안 경북 울진에 있는 ‘금강송’에만 2003년부터 예산을 투입해 보호활동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도는 안면도 숲 곳곳에 석회를 뿌려 토양이 산성화하는 것을 막을 계획이다. 또 간벌과 가지치기를 하고 소나무숲 사이에 활엽수로 방화(防火) 수림대를 조성한다. 침엽수보다 산불에 강한 활엽수를 심는 것이다.

또 일제 강점기 때 많이 심어진 리기다소나무를 베어낸다. 이자리에 안면송 후계목을 해마다 10여ha씩 심는 사업도 추진한다. 리기다는 안면도 전체 임야가운데 70~80㏊를 차지한다.

안면송은 ‘적송(赤松)’이나 나무 모양이 독특해 별칭으로 붙여졌다. 잎은 주로 꼭대기에 달려 있다. 위아래 둘레가 비슷한 붉은 줄기가 곧게 뻗은 모습이 장관이다.

안면송은 조선시대 경복궁과 창덕궁 건축 등에 사용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소나무다. 지난해 1월 불에 탄 숭례문 복원에도 사용됐다.

최고 수령은 120년생이지만, 80년생들이 주종을 이룬다. 키는 20m 정도다.

줄기가 붉은색을 띠는 곧은 자태의 안면송들이 연출하는 장관과 가치는 2005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수 경영산림으로 선정했을 만큼 뛰어나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때 대량 반출돼 아름드리나무가 드문 실정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안면도국제관광지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안면송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점에 있기도 하다.

충남도 김영수 산림녹지과장은 “국비 지원으로 안면송의 체계적 보존이 가능해진 만큼, 10년 뒤 안면송이 금강송을 능가하는 국내 최고의 소나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산림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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