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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22살의 동상'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충남 공주시가 1억8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프로골퍼 朴세리(22)선수의 동상을 세운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공주시는 지난 1일 시내 웅진동 공주문예회관 앞 광장에 朴선수를 위한 '한국투혼 21' 행사를 가지면서 朴선수의 동상을 세웠다. 당시 준공식엔 朴선수를 비롯, 심대평(沈大平)지사 등 충남도 내 각급 기관장 및 시민 2백여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朴선수의 동상 건립 소식이 통신에 오르자 한 네티즌은 "(朴선수가) IMF 때 국민에게 힘을 주기도 했지만 동상을 세우기에는 너무 이르다" 고 비판했다. 또다른 네티즌도 "한국인 스타임을 인정하지만 반갑지 않은 소식" 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주시 홈페이지의 열린 광장에도 "朴선수가 공주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공주에 (동상을) 세워야 하느냐" "예산 낭비" "국제적 망신" 등의 '비난성' 메일이 잇따랐다.

심지어 "김일성이 생전에 동상을 세웠다고 '산 자의 동상 건립은 공산국가에나 있는 일' 이라고 할 때는 언제였느냐" 는 등 공주 시정(市政)을 비꼬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이같이 비난 여론이 들끓자 공주시는 홈페이지에 "박세리 조형물은 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며 "공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朴선수 조형물은 朴선수가 지난해 US오픈 연장전에서 맨발로 '워터 해저드' 에 들어가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살려 만든 것으로 실물의 1.3배 크기다. 5색의 조명시설을 갖춘 조형물 주변에는 직경 5m의 연못과 퍼팅 그린(2백83.8㎡)이 조성돼 있으며, 朴선수의 약력.손도장.미 LPGA 투어 우승 경력 등을 새긴 화강암 대리석도 세워져 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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