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마북마을 주민, 아파트공사로 중장비등 마구 출입 대형사고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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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소한의 안전대책만 세워 달라는 데도 용인시는 '집단이기주의' 로 몰아 세우고 있습니다. 건설업체는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지겠다' 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마북마을 정광산호아파트 주민 등 5천여명은 최근 인근 쌍용아파트 건설현장을 드나드는 공사차량에 대한 안전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반면 건설업체와 관리감독 관청인 용인시는 '현행법상 하자가 없다. 문제가 생기면 보상하겠다' 는 답변만 되풀이 하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최근 2001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용인시 구성면 법화산 기슭 1만여평에 52평형 3백4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 중이다.

대형트럭 등이 공사현장의 토사를 반출하거나 건축자재를 싣고 진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이 지역이 급경사의 산기슭인데다 지반이 모래흙으로 돼 있어 15t덤프트럭 등 대형 중장비들이 통행할 경우 대형사고가 예상된다며 '선(先)대책, 후(後)공사' 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 도건수(61)씨는 "공사차량이 통행하는 정광산호 아파트 진입로 지하에는 도시가스관과 상.하수도관이, 그 바로 옆 지하에에는 지하저수조.전기공급실 등이 설치돼 있어 붕괴위험이 크다" 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특히 아파트 단지 축대(4~6m)의 지반이 모래흙으로 돼 있어 대형차량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다" 면서 "진입로 초입에 설치된 교량은 이미 균열이 생겼다" 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객관적이고 신뢰성있는 전문기관에 안전점검을 의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 뒤 공사를 시작하라" 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사차량 통행도로에 먼지나 소음을 막을 벽도 설치하지 않았으며 폭 6m밖에 안되는 도로를 대형차량이 점거해 보행자에게도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 김창희(34.주부)씨는 "토사반출 공사를 재하도급 받은 업체가 공사기간과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과적.과속운행 등을 일삼게 되면 위험은 더욱 커진다" 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지난 10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최일순.53.여)를 구성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와 공사현장 관계자는 "'이미 적법한 과정을 밟아 착공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민의견을 최대한 수렴, 피해를 최소화 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한편 문제의 아파트 현장 주변엔 지난해 6월부터 4~5개 대형 아파트건설 전문업체들이 1만여가구의 아파트를 건축하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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