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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 한국상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유년 시절 혹은 젊은 청년기에 즐겨 읽었던 프랑스 작가 생 텍쥐페리의 '어린왕자' , 독일 작가 미하일 엔데의 '모모' 그리고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 이런 명성을 이을 작품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 를 꼽는다면 성급한 걸까. 지금 이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전례없는 열풍을 보면 그 계보를 이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영국의 무명작가 조앤 K 롤링(34)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1권)' 을 출간한 것이 97년.

첫 권부터 예상 외의 반응을 보인 이 마법소설은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2권)'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3권)' 가 연이어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27개 언어 1백30개국에서 출간돼 1천만부 이상이 날개를 단 듯 팔려나갔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이달 중순 베스트셀러에서도 1.2.4위를 이 시리즈 세 권이 각각 차지했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 목록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스 앤드 노블 등 미 서점가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그림 역시 어린 마법사 해리이며 독일의 한 지방에서는 아이들이 책속으로 빠져드는 현상 탓에 수업에 지장을 받자 아예 월요일엔 이 소설을 아예 사지 못하게 하는 학교의 엄명이 내려질 정도다.

영화화에 대한 열기도 대단해 2년 전 발빠르게 영화 판권을 구입한 워너브러더스는 TV.비디오.만화.컴퓨터 게임 등에서 1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 '양들의 침묵' 의 조너선 드미, '나홀로 집에' 의 크리스 컬럼버스 등 20여명의 감독들이 '해리 포터' 사냥을 꿈꾸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번역된 작품은 첫번째로 나온 마법 동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김혜원 옮김.문학수첩.상, 하 각 권7천원).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평생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저녁 한번 먹어보지 못한 가엾은 소년 해리 포터. 작고 마른 체구에 스카치 테이프로 붙인 안경을 쓰고 다니는 고아 해리는 어려서부터 이모부 가족에게 맡겨 진다.

하지만 그 곳에서 온갖 멸시와 학대를 당하며 계단 밑 벽장에서 불우한 삶아 가던 어느날 그는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호그와트라는 영국 최고의 마법학교에 입학한다.

호그와트에서 해리는 마법의 약 제조법.변신술을 배우는 등 신비한 모험들을 경험하던 중 마법학교 지하실에 마법 세계를 지켜주는 '마법사의 돌' 이 보관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노리는 마왕의 힘으로부터 학교와 마법사 세계를 구하며 그 세계의 영웅이 된다는 게 이야기의 줄기다.

이 작품이 그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권선징악의 틀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등장 인물의 성격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 거기다 표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옳고 그름, 선과 악 등에 대한 규정이 선명하고 이를 통한 간접적인 교훈이 은은한 감동으로 이어진다.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는 특히 잠재적 요소를 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팬터지 소설적 요소가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난한 무명작가에서 일약 돈과 명예를 거머쥔 신데렐라의 주인공인 된 작가 롤링은 11살짜리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를 떠나는 17세까지 각 1년 동안의 모험담을 묶어 이 시리즈를 모두 7권으로 완성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12월에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이, 내년 1월에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가 출간될 예정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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