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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리콜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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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수입차의 리콜이 크게 늘고 있다.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수입차 리콜 대수는 모두 17건 9932대다. 이는 지난해 전체(3332대)의 3배에 달하는 숫자다. 올들어 벤츠뿐 아니라 도요타.혼다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도 대부분 리콜을 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수입차 등록 대수가 늘면서 업체들의 자발적 리콜도 크게 늘어난 것"이라며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경우 지난달 27일 이 회사 차량 E, S, CLK, CL클래스 등 2956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은 수입차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리콜 사유는 주행안정성 장치에서 오일이 새거나 에어컨용 송풍제어기의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법인이 생기기 전부터 판매한 차들에 대한 리콜도 실시하기 때문에 숫자가 늘어난 것"이라며 "일부 차종은 중복된 건수로 리콜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 같은 리콜이 시장 확대에 따른 고객 서비스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국내에서는 리콜이 보편화된 게 2~3년 정도지만 외국에서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이미 활성화되고 있다"며 "제품에 결함이 있어서 리콜을 한다기보다 업체들이 적극적인 사후서비스를 펼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또 "국산차보다 수입차들이 적극적으로 리콜을 하기 때문에 수입차의 리콜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과거에 '맨투맨 방식'으로 차를 팔던 관행에서 벗어나 대중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제 쉬쉬하면서 차량 결함을 숨기는 것보다 이를 한발 앞서 시정해야 통한다는 점을 업체들이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 리콜이란 = 제품의 결함을 회사 측이 발견해 해당 부품을 점검.교환.수리해주는 소비자 보호제도. 국내에서는 1991년 차량 리콜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외국에서는 자동차.전자.식품.유아용품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자발적 리콜을 하고 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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