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역별 출제경향] 실생활 활용문제 많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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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의 특징은 '쉽게 출제한다' 는 원칙 아래 통합교과적인 소재를 활용, 고교에서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서 얼마나 활용하는가를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리탐구Ⅰ은 지난해보다 쉽게 내고 다른 영역은 지난해와 같거나 다소 쉽게 출제하려고 노력했다" 고 밝혔다.

올해는 참신한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내용의 문항과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져 언어 등 일부 영역에서는 예상보다 까다로웠다는 수험생들의 반응도 많'았다.

◇ 언어영역〓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기본 출제방향에 대해 "일상 생활에서의 전반적인 언어 활용 능력 측정" 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평이한 문제를 내되 학교교육과의 연계성을 위해 지문은 교과서와 관련해 출제▶문학감상.맞춤법.사전활용.경어법 등 교육현장에서 소홀하게 다루는 분야 출제▶실제 생활과 관련된 문제 출제 등 3원칙 아래 문제가 만들어졌다.

문학 지문은 김유정의 '동백꽃' , 김만중의 '사씨남정기' , 정지용의 '향수' , 김광균의 '외인촌' , 작가미상 '청산별곡' 등 명작 중심으로 현대문과 고전에서 출제됐다.

그러나 비문학 지문.듣기평가는 대부분 교과서 밖에서 나왔고 내용도 다양해져 난이도가 상승,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2~3점 하락할 것으로 대입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수리탐구Ⅰ(수학)〓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학생들이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하지 않도록 교과서 내 기본적인 계산이나 이해력 측정 문제를 상당수 포함하고 복잡한 계산 등 어려운 문제는 제외하는 등 가능한 한 쉽게 출제했다" 고 밝혔다.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이 7대3, 자연계는 공통수학.수학Ⅰ.수학Ⅱ가 5대 2대 3의 비율로 출제됐다' 수험생들도 대체로 쉬웠다는 반응이다'. 'H고 3년 河모(18)군은 "평소 수학이 약해 모의고사에서 70점 정도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75점 정도 받을 것 같다" 고 말했다.

김영일 중앙교육진흥연구소 평가실장은 "주관식 배점이 지난해 17점에서 16점으로 줄고 교과서 예제수준 문제와 기존 수능 문항 형태와 유사한 것이 많은 등 비교적 쉬웠다" 고 말했다.

그러나 원자에너지.주양자수.중앙처리장치 속도 등 물리.컴퓨터 용어를 활용한 22~24번 문제는 다소 어려웠다는 평이다.

◇ 수리탐구Ⅱ〓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사회탐구에 대해 "고교 교육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 사회현상 및 문제점을 분석.이해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의사결정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 밝혔다.

필수 과목 문항수는 국사 등 각 과목의 수업단위수에 맞춰 고르게 배분했다. 특히 Y2K.터키지진 등 시사문제가 많이 출제됐으며 사료 분석을 통해 가족생활.사회생활.경제생활 등 당시 백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이해하는 문제도 나왔다.

과학탐구의 경우 필수과목인 공통과학은 기본 지식.개념을 이해하면 비교적 손쉽게 풀 수 있는 수준에서 나왔다.

평가원은 "어려운 과학지식보다는 기본 개념을 토대로 탐구.사고하는 능력을 측정한다는 원칙 아래 다양한 실생활 상황에서 과학의 기본원리를 이용하는 능력, 단원간 통합 사고 능력을 묻는 문제에 비중을 뒀다" 고 밝혔다.

특히 탐구 관련 문항의 경우 순수 과학적인 지식보다는 기술산업.사회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 문제인식.가설 설정.탐구설계 및 수행.자료분석 및 해석.결론 도출 및 평가하는 과학적 사고력을 묻는 문제가 많았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수리탐구Ⅱ는 지난해보다 다소 쉽거나 비슷해 평균 2~3점 정도 오를 것" 이라고 내다봤다.

◇ 외국어〓공통영어 수준으로 출제됐다. 대화.담화.문장.문단에서 의사소통 및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러나 창의적인 언어사용 능력을 알기 위한 참신하고 다양한 유형의 문제도 나왔다. 읽기는 사전 지식을 활용, 문단을 이해하는 하향식 독해처리 능력 평가가 주요 관점이었다. 문항 소재는 통합교과적인 것이 많았으며 시사적인 내용도 일부 포함됐다.

오대영.배익준.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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