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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조선진, 삼성화재배 결승 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1999년도 세계최강자를 가리는 제4회 삼성화재배세계바둑오픈 결승전이 23일 광주에서 막을 올린다. 무적 이창호9단이 3연패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새 인물 조선진9단이 돌풍을 이어갈 것인가.

20세기 마지막 큰 승부라 할 이번 결승전 역시 세계최강인 이창호의 왕좌에 조선진이 도전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간 조치훈9단.마샤오춘(馬曉春)9단과 창하오(常昊)9단.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9단 등 일본과 중국의 고수들이 이창호에게 연속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번에 찾아온 조선진은 올해 평지에서 갑자기 솟아나 일본의 본인방에 오른 인물이라 참신하다. 바둑계가 오히려 기대를 거는 이유다.

결승전은 5번기. 첫판은 23일 조9단의 고향인 광주시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린다. 이9단은 24세, 조9단은 29세로 나이는 조9단이 다섯살 위지만 세계의 강자로 이름이 오른 것은 이9단쪽이 훨씬 빠르다.

이9단은 7년전인 17세 때 최연소기록으로 세계대회 우승컵을 따낸 이래 국제대회에서만 12번 우승했다. 이 12차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기록이다.

조9단은 이번이 세계대회 우승컵에 대한 생애 첫 도전이다. 그간 일본의 국내 타이틀을 따내지 못해 국제대회 본선에 직행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지난해 서울의 삼성화재배 예선을 통과해 난생 처음 국제대회 본선에 나갔으나 첫판에 이창호9단을 만나 탈락하고 말았다. 이것이 두 사람 사이의 첫 공식대회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년 사이 조9단은 일본의 본인방이 됐고 그 여세를 몰아 삼성화재배 결승에까지 진출했다. 하루 아침에 세계의 강자로 뛰어오른 것이다. 전력은 이창호9단이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대기만성의 조9단도 기세가 칼날같아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우승상금은 2억원. 당일 KBS-1TV, 유니텔, 삼성화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대국을 중계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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