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소비자 ATM수수료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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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금 자동입출금기(ATM)사용수수료를 둘러싼 미국의 소비자단체와 은행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아메리카은행(BOA)과 웰스파고은행은 11일부터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시내에 설치된 ATM을 다른 은행 고객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타행 고객들에게 물려온 수수료를 샌타모니카시에서 더 이상 못받게 한 데 대한 반발이다. 소비자 단체들은 이들 은행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샌프란시스코시도 지난 2일 주민투표에서 다음달초부터 샌타모니카시와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은행은 이 지역에서도 ATM 사용 중단으로 맞설 방침이다.

로스앤젤레스.뉴욕.샌디에이고 등 다른 대도시들도 샌타모니카 및 샌프란시스코시의 결정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은행과 지방자치단체간의 ATM 분쟁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소비자단체들은 대형 은행들이 점포 수를 줄이고, 대신 ATM을 설치해 2중으로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횡포라고 주장한다.

고객이 ATM에서 돈을 찾으면 원래 예금계좌가 있는 은행에서 거래수수료로 1~2달러를 떼는데, 여기에 ATM을 설치한 은행들이 다시 1~2달러를 추가로 떼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ATM 설치은행은 타행 고객의 거래에 대해서는 약 50센트의 자금이체 수수료를 예금은행으로부터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모든 서비스에는 비용을 물리는 게 당연하다" 며 "막대한 운영비가 드는 ATM을 타행 고객에게까지 공짜로 이용하게 할 수는 없다" 고 반박하고 있다.

워싱턴〓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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