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승현 미워도 다시 한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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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을 풀어 달라.”

프로농구 오리온스가 김승현(사진) 구명 작업에 나섰다. 오리온스는 22일 한국농구연맹(KBL)에 “김승현의 징계기간이 너무 길어 팀에 피해가 크다”며 사면을 요청했다. 김승현은 이번 시즌 직전 연봉 이외의 뒷돈 문제로 팀과 감정 싸움을 벌였고 이면 계약서를 공개하면서 KBL로부터 2라운드(18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받았다.

심용섭 오리온스 단장은 “김승현이 잘못은 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코트에서 뛰는 것만이 팬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는 길이고 과거 양경민 등도 징계가 경감된 선례가 있다”며 다른 팀 단장들을 설득하고 있다. 벼랑 끝 싸움을 벌이던 구단과 김승현 측이 뭉친 이유는 성적 때문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오리온스는 22일 현재 1승2패로 하위권이다. 심 단장은 “지난 두 시즌 동안 9위와 10위를 했는데 이렇게 가다가는 또 꼴찌”라면서 “KBL 역사상 3시즌 연속 꼴찌를 한 팀이 없고 전력 평준화를 위해서라도 빨리 김승현이 복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남기 감독은 “팀 성적에도 도움이 되고 스타 선수가 나와야 관중이 들어찬다”며 복귀를 원하고 있다.

다른 팀 단장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KCC 최형길 단장은 “벌금과 출장 정지를 당하면 구단은 이중피해를 보는 것”이라면서 “죄는 밉지만 농구판을 위해 살려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부 성인완 단장도 “대승적 차원으로 봐야 하다”고 말했다.

KBL은 고민이다. 팬들과 언론이 김승현과 오리온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농구팬들은 김승현의 18경기 출전 금지를 ‘솜방망이 징계’라고 비난했었다. 구단이나 김승현은 이후 팬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갑작스러운 사면론에 팬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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