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저평가 차순위 옐로칩을 노려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산이 높으면 돌아가라' .

인기지역 우량 부동산(블루칩)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상당한 폭으로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에서도 이같은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블루칩 부동산에만 연연하다보면 추가 상승 여력이 별로 없는 최고가(最高價)부동산을 매입하게 되므로 우량 부동산에 가려 값이 저평가돼 있는 차순위 부동산(옐로칩)을 노려보라는 것이다.

지난해 초(1~3월)처럼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한 경우 회복 속도는 통상 급락 기간의 10배 정도(10~30개월)가 걸린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공통된 의견. 따라서 현재 시점은 인기 부동산이 1차로 가격을 회복한 데 이어 앞으로는 2순위 부동산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 인기지역 배후토지는 반 값〓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신봉.성복리 일대와 고양.양평시 일부 지역, 파주시 교하 등 특정지역의 경우 땅값이 외환위기 이전보다 더 올랐다. 이미 투자 매력이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보다 다소 떨어진 지역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져 아직은 값이 싼 편이다.

건국컨설팅 유종률 사장은 "인기지역 토지에서 자동차로 10~20분 거리인 10~20㎞만 더 나가면 1㎞당 평당 5천~1만원까지 싼값으로 살 수 있다" 고 말했다.

전원주택지의 경우 보통 5백평 전후가 적절한 규모인 것을 감안할 때 블루칩 토지와 옐로우칩 토지 차액이 2천5백만~5천만원까지 생겨 투자금액이 30~50%정도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경기도 양평군 서종.양서면 일대 준농림지가 평당 3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반면 용문에서 10㎞ 떨어진 청운.단월면 일대 준농림지는 평당 10만원대 이하로 반 값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 지역의 경우 4차선 확정도로가 내년중 개통될 예정이어서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값은 아직 저평가돼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 경매 아파트보다는 연립.다세대주택이 실속〓경매에 참가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70% 이상이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낙찰가가 감정가의 80~90%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아 '실속' 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경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때는 꼭 아파트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한다.

연립.다세대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나 투자가치는 다소 떨어지지만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잡는다면 실익이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연립.다세대는 지난 한달동안 수도권에서만 5천7백여건에 이를 정도로 물건이 다양하고 풍부한데다 보통 2~3회 유찰로 시세의 60%선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 싸다고 아무 것이나 사서는 안된다. 임대사업용이라면 지하철 역세권 일대와 업무용 빌딩 밀집지역내 주택가 등을 선택해야 하고 재건축을 노린다면 대지지분이 넓고 지은 지 오래된 주택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 신도시 배후 주거지 유망〓편의시설과 교통여건이 잘 갖춰진 신도시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신도시 인근 지역 아파트 단지의 경우 가격은 신도시보다 싸지만 투자가치는 그에 못지않게 높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따라서 신도시 아파트에 대한 투자보다는 새롭게 개발되는 인근 지역을 노려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분당보다 주거환경이 뛰어나면서도 분당과 차로 5분 거리인 용인 죽전지구가 대표적인 경우. 앞으로 분양될 죽전지구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6백만원선이 될 전망이어서 30평형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분당 아파트보다 2천만~3천만원 정도가 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 상현리 취락지구를 비롯해 수지지구와 인접해 있는 신봉.동천지구, 구성면 동백지구, 신갈지구 등을 눈여겨 볼 만하다.

또 일산신도시에 인접한 고양시 풍동과 탄현동 일대, 중동 신도시에 붙어 있는 부천 상동지구의 아파트도 신도시에 버금가는 투자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남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