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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중앙도서관'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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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모든 전자정보가 틀락거리는 국가 차원의 게이트웨이(통로)가 필요하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정보혁명시대에 어울리는 '전자자료관'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도서관측은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후 2001년부터 예산을 확보해 2003년쯤 전자자료관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1천5백억원(추정)의 예산이 소요되며 시설을 완전히 갖추는데 6~7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자자료관은 말하자면 '국립사이버중앙도서관' 인 셈이다.

이 자료관이 건립될 경우, 대부분의 인쇄출판물이 중앙도서관에 모이 듯 모든 온라인(On-Line), 오프라인(Off-Line:CD롬이나 카세트테입 등) 전자출판물이 전자자료관을 경유하게 돼 명실상부한 국가정보망의 중추가 된다.

중앙도서관은 지난달 15일 개관 54주년 기념세미나를 '전자자료관' 을 주제로 열어 이 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원규 고려대 교수(컴퓨터교육과)는 "미.일.영.프랑스 등 대부분의 정보선진국에서 국가 차원의 전자도서관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 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중앙도서관에 해당하는 의회도서관이 지난 94년부터 국가전자도서관 프로그램(NDLP)사업에 착수, 소장하고 있는 여러 유형의 자료들을 디지털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인터넷에 대해 연간 1조원 이상의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이 완비되면 이를 디지털화된 국가전자도서관과 연계시켜 차원높은 정보서비스를 가능케 한다는 게 미국의 구상이다.

48년 도쿄에 설립된 일본 국회도서관은 자료 급증에 따른 서고 부족을 해소하고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도서관 업무와 전자도서관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제2의 중앙도서관인 '칸사이칸' 을 21세기 초 설립할 예정이며, 영국도 93년에 이미 전자도서관 프로그램을 발표한 상태. 1천8백만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는 세계 최대 도서관중 하나인 영국 국립도서관는 ▶현재 소장중인 도서관 자료의 디지털화▶특허.녹음자료 등의 CD롬화▶납본(納本)제도를 통한 모든 디지털 자료 수집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밀 상태인 프랑스 국립도서관도 90년부터 파리 동쪽의 톨비악에 건립된 새 도서관을 디지털화하는 '톨비악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향후 15~20년에 걸쳐 모든 공공도서관을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국경없는 도서관망' 을 구축한다는 계획.

이 교수는 전자자료관이 건립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로 ▶정보화 시대의 국가자료 수집체계를 확고히 할 수 있고▶매년 20만점 가량되는 납본자료를 영구보존하는데 드는 공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고서 등과 같은 귀중분 자료의 디지털 정보를 구축해 일반 이용자들의 열람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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