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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시장 차별화된 분양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지방의 주택경기가 형편없다지만 시세차익이 큰 아파트는 수도권 못지않게 분양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대구 달서구 수성 4가에서 분양된 1백88가구 규모의 우방 팔레스는 평균 경쟁률 75대 1에 36평형은 최고 1백50대 1을 기록, 관심을 모았다. 우방은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11월 중 달서구 감삼동 감삼지구에서도 20~54평형 2천1백6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9월 부산 화명지구에서 25~55평형 1천2백80가구를 분양한 코오롱건설도 평균 1.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높은 경쟁률은 특정 아파트에 국한된 것이며 지방 분양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양 관계자들은 말한다.

첨단 정보통신 설비.차별화된 주거공간 등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인들도 많지만 무엇보다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에 비해 낮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는 것.

K건설 주택사업팀 관계자는 "일부 청약률이 높았던 지방 분양 아파트도 실(實)계약률은 60% 아래인 경우가 많다" 며 "소위 떳다방이 지방에서도 나타나 프리리엄을 바라고 청약했다가 동.호수가 마음에 안들면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평당 3백50만~4백만원선에 분양된 우방 팔레스의 경우 '대구의 명동' 으로 불리는 수성4가 라는 지리적 이점과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평당 40만~50만원 가량 낮았던 점을 성공의 비결로 꼽고 있다.

코오롱 건설의 부산 화명지구 아파트 또한 평당 가격이 3백20만~3백40만원 선으로 주변 시세보다 평당 30만~40만원 정도 싼 게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 주택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주택업계는 "아직 지방 분양 시장은 침체상태" 라며 "업체로서는 토지만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 생기는 이자비용.세금부담 때문에 분양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다만 외환위기 이후 지방에 공급된 아파트 물량이 적고 정보통신설비.3베이 구조 등 새로운 설계의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있어 분양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서 25~47평형 3백17가구를 분양중인 삼성물산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아직은 지방 분양시장이 어렵지만 그동안 지방의 아파트 신규 공급이 적어 수요가 조금씩 일고 있다" 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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