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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탄 넘은 '유도 커플' 탄생…김혁·에모토 31일 결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유도의 명가(名家) 한국.일본이 사돈을 맺는다.

주인공은 97파리세계선수권대회 65㎏급 우승자 김혁(27.오산시청.右)씨와 96애틀랜타올림픽 여자유도 61㎏급 금메달리스트 에모토 유코(27).

金씨는 잘생긴 용모와 따뜻한 성품으로 일본 여자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아 일본의 유도 영웅 다무라 등이 金씨에 대한 신원파악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

이중 쾌활하고 적극적인 에모토가 97년 2월 뮌헨에서 벌어진 독일오픈 유도선수권대회에서 金씨에게 다가갔다.

에모토는 대회 폐막 파티에서 金씨 옆자리에 앉았고 파티가 끝난 뒤 전기영씨를 통해 金씨를 다시 만나 주소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에모토는 일본으로 돌아가자마자 한국인 유학생을 팀 합숙소로 불러 한국어 수업을 받으면서 金씨에게 어눌한 한국어로 줄기차게 편지를 보내면서 사랑을 전했다.

에모토는 편지에서 "당신의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유도 스타일과 따뜻한 마음씨에 반했다" 고 적었다.

金씨도 이에 감동해 답장을 보내기 시작했고 97년 5월 부산 동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나 본격적인 교제에 들어갔다.

에모토가 97년 7월 수술을 받은 뒤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됐고, 金씨는 지난해 8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아사히카와(旭川)에 있는 에모토의 집에 찾아가 결혼승낙을 받았다.

에모토는 지난해 7월 현역에서 물러난 후 12월 한국으로 건너와 부군의 2000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내조에 전념하고 있다.

이들 한.일 유도 커플은 6개월된 딸 희나와 함께 강동구 성내동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31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치러지는 결혼식에는 일본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유도회장, 한국 유도회장 등 양국 체육계 거물이 대거 참석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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