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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뉴스로 알아본 미래사회 … EBS '미래토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아시아 최초인 유인 달 탐사선 월계수호가 다음주 초 발사될 예정입니다. 한국인 최초의 나우주씨가 탑승한다고 합니다.

앵커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정말 그래!' 시청자들은 잠시 혼란에 빠진다. 계속되는 뉴스. "국제적 우주산업회사인 코스모스가 우주정거장 알파를 인수한다는 소식입니다. 수명이 다된 알파를 세계 최초의 우주호텔로 개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지난달 시작한 EBS '미래토크 2000' (밤9시50분)의 '가상뉴스' 코너에서 오는 31일 방영할 내용이다.

이날 주제는 우주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앞으로 일어날 법한 일을 4건의 뉴스로 예상해 화제다.

뉴스의 기준시점은 2020년. 가상뉴스 형식을 통해 미래를 알아본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사정을 모르는 일부 시청자가 방송사에 전화해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냐며 문의할 정도. 국경소멸.전자상거래.인간복제.노동의 종말 등 주제도 다양하다.

예컨대 서울 쇼핑의 중심가인 명동이 가족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소식이 있다.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명동에 있던 상점수가 급감해 서울시에서 남대문 시장에 이어 명동도 공원으로 꾸민다는 예측이다.

또한 요즘 유치원생의 현장학습 코너도 국립민속박물관의 '20세기 상거래 실습관' 이 인기라고 전한다.

전자화폐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직접 구입하면서 지폐를 사용하는 과정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

가상뉴스는 장밋빛 미래만 조명하지 않는다. 미래사회의 어두운 부분도 건드린다. 인터넷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모든 상거래가 중단되면서 시민들이 유일하게 남은 쇼핑몰로 몰려간다는 소식도 있다.

유전자 복제 부분도 흥미롭다. 복제인간이 늘어나면서 주민등록증 발급을 요청하는 복제인간협회와 이를 거부하는 당국간의 마찰이 빚어지는가 하면, 복제인간에 대한 '왕따' 현상이 심화돼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한다.

또한 귀성객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추석.설을 국정 공휴일에서 제외해 한국적 가치가 위협받는가 하면, 재택 원격근무의 확산에 따라 서울시내 차량속도가 시속 20㎞ 이상 빨라졌다고 보도한다.

황인수 PD는 "전문가의 자문을 걸쳐 개연성이 큰 사건을 골라낸다" 며 "미래의 긍정.부정적 측면을 균형있게 다루려고 한다" 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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