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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1억대 들여 가을꽃 새 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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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플라워 카펫과 주위 화분에 심어진 꽃을 최근 1억2000만원을 들여 국화·로즈메리 등 가을꽃으로 교체했다. [최승식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의 플라워 카펫이 가을꽃으로 재단장했다. 서울시는 지난 9일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에 맞춰 플라워 카펫과 광장 주변의 432개 대형 화분에 국화와 메리골드, 로즈메리 등의 꽃을 새로 심었다. 서울시 김상기 녹지관리과장은 19일 “광장을 찾는 시민들이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라워 카펫은 8월 폭 17.5m, 길이 162m 규모로 만들어졌다. 개장하는 데 4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그런데 두 달 만에 1억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꽃을 바꾼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8월에 심은 꽃이 웃자라거나 시든 것이 많아 가을꽃으로 바꾼 것”이라며 “꽃은 두 달에 한 번꼴로 새로 식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화 등 추위에 강한 꽃은 종류가 적고 비싸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새로 조성된 플라워 카펫의 수명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 달 초 아이스링크에 자리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 2일 아이스링크 공사를 시작해 12월 12일에 개장, 2월 중순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플라워 카펫은 내년 2월 전면 재조성된다.

플라워 카펫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데 대해 대학생 윤샛별(19)씨는 “시민들의 복지와 상관없는 단순한 볼거리에 끊임없이 돈을 들이는 건 낭비”라고 지적했다. 광화문광장을 지나던 장정필(26·회사원)씨는 “보기엔 좋지만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문제”라며 “오래가는 식물을 심고 일부만 교체하는 등 유지비를 아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기 과장은 “플라워 카펫은 관람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정서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워 카펫이 일관성 없이 운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진호(34·회사원)씨는 “처음 플라워 카펫을 조성한 취지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며 “경복궁·세종대왕 동상 등과의 조화를 무시한 채 이 자리에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겨울철에 운영해오던 서울광장 아이스링크는 올 겨울부터 중단된다. 광화문광장 아이스링크는 소형(20X20m), 중형(20X30m), 대형(25X50m) 등 3개로 꾸며진다.

김경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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