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럭비] 승패 '발' 서 갈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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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럭비는 볼을 들고 발로 뛰는 경기다.

따라서 상대팀 진영 맨 뒤의 '터치 인 골' 에 고구마 모양의 볼을 내려찍는 '트라이' 는 럭비 경기의 백미다.

그러나 세계 최강의 럭비팀을 가리는 99럭비월드컵에서는 러닝보다 킥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24일(이하 한국시간) 지난 대회 우승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야니 드 비어는 무려 5개의 드롭골을 성공시켜 월드컵 신기록을 세웠다.

남아프리카는 드 비어의 정교한 킥으로 '러싱의 명수' 잉글랜드를 굴복시켰다.

남미의 퓨마' 아르헨티나를 사상 처음 월드컵 8강에 진출시킨 것도 곤살로 케사다의 발이었다. 케사다는 경기종료 15분 전부터 3개의 킥을 연속으로 성공시켜 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럭비의 득점방법은 네 가지다. 트라이(5점) 외에는 모두 킥이다. 킥은 H자 모양의 골 가로대를 넘겨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트라이한 팀에 주어지는 골킥은 2점. 이상적인 것은 트라이에 이은 골킥으로 일거에 7득점하는 것. 인플레이 상황에서 시도되는 드롭골과 상대팀이 파울을 했을 경우 선택할 수 있는 페널티킥은 모두 3점짜리다.

호주.뉴질랜드.남아프리카 등 '트라이 네이션' 팀들은 유난히 골킥에 강하다. 이번 대회가 '킥 월드컵' 이 되고 있는 까닭은 각팀의 수비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몸집이 크고 빠른 수비수가 많아 한 경기 트라이는 평균 3개꼴이다. 파울을 얻으면 곧바로 킥을 신청, 3점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각팀 벤치의 작전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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