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중간점검] 부시·고어·뷰캐넌 3파전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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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 대선이 앨 고어(민주당)부통령.조지 W 부시(공화당)텍사스주지사.패트 뷰캐넌(개혁당)의 3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보수주의 논객 뷰캐넌은 25일 공화당을 탈당하고 개혁당 후보로 내년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뷰캐넌은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 폴스 처치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공화당은 보수주의의 핵심기치를 저버렸다" 고 비난한 뒤 "평생 동안 지켜오던 공화당원직을 이제 끝내고 개혁당의 대통령후보 지명을 모색하려는 계획을 선포한다" 고 말했다.

고어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당내 유력한 경쟁자인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과의 간격을 다시 벌리고 공화당의 부시 주지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24일 실시된 CNN.USA 투데이.갤럽 공동조사에서 고어는 민주당내 지지율 57%를 기록하며 최근 강세를 보였던 브래들리(32%)와의 격차를 25%포인트로 벌렸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둘 사이의 격차는 12%포인트 차였다.

고어는 또 부시와의 차이를 16%포인트에서 9%포인트(부시 52%, 고어 43%)로 좁히며 추격전에 불을 댕겼다. 특히 고어.부시.뷰캐넌의 3파전으로 갈 경우 고어는 부시와 42대48로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조사돼 주목된다.

공화당내에서는 부시가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도울의 사퇴와 뷰캐넌의 탈당으로 군소후보들이 대충 정리된 공화당은 부시가 66%로 독주하는 가운데 2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상원의원이 11%로 멀찌감치 뒤쫓고 있고, 출판재벌 스티브 포브스가 7%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미 당내에서 대세를 굳힌 부시는 막대한 선거자금을 바탕으로 25일부터 TV광고전을 개시해 당내 선두를 더욱 굳히고 고어와도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개혁당에서는 뷰캐넌이 뉴욕의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에 48대29로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각 예상 대선후보 진영에 예년보다 두배나 되는 선거자금이 몰리면서 내년 미 대선이 과거보다 더욱 심각한 '돈선거' 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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