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안정기금, 채권 무제한 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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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채권시장안정기금이 20조원 설정한도에 상관없이 채권을 사실상 무제한 매입한다.

이는 채권기금이 현재 10조5백억원에 달한 조성 금액은 더 이상 늘리지 않되 매입한 채권을 은행에 팔아 신규 자금을 계속 확보해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이 갖고 있는 투신사 수익증권의 환매문제는 금융감독위원회와 투신협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의해 조만간 구체적 방안을 내놓게 된다.

정부는 20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엄낙용(嚴洛鎔)재경부차관.이용근(李容根)금감위 부위원장.심훈(沈勳)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한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금융시장 안정방안을 내놓았다.

嚴차관은 "이미 8조원의 채권을 사들인 채권기금이 설정한도 20조원을 다 쓰면 채권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란 우려가 퍼져 있다" 며 "정부는 채권기금이 설정규모를 더 이상 늘리지 않는 대신 기금의 보유채권을 은행에 넘기는 방식으로 자금을 계속 조달해 제한없이 채권을 사들이도록 했다" 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채권기금에 대해 자산출자 형태가 아닌 채권매입 방식으로 자금을 계속 넣게 되는 것이며 그 규모는 당초 계획된 채권기금 설정한도 20조원을 넘을 수도 있게 된다.

문제는 과연 은행들이 채권기금의 채권을 사 줄 것인가 하는 점이지만, 은행 사장단 자율합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강제할당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새마을금고과 신협의 수익증권 환매문제에 대해선 영세한 서민금융기관이란 점을 감안해 환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되 구체적인 내용은 금감위가 투신협회와 논의한 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또 대우 계열사들의 워크아웃 계획에 대해 嚴차관은 "자산실사 등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예정된 11월 6일까지 워크아웃 최종안을 내놓는 데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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